[뉴스엔뷰]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국내 유통재벌들이 참가를 희망, 사업권 2자리를 두고 벌이는 쟁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세청은 오는 6월1일까지 신청을 받아 7월 중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며 서울시내 3곳 신규 면세점 중 2곳은 대기업에, 1곳은 중소기업에 돌아간다.

사업권 신청 마감일이 2주여 남은 14일 현재 롯데호텔, 신세계, 호텔신라-현대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중견·중소기업 연합, 이랜드 등 7곳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었다.

▲ 사진=뉴시스

이는 장기 불황과 소비침체로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관객)의 영향으로 면세점 사업이 황금기에 접어들어, 유통재벌들이 2곳뿐인 시내 면세점 사업권에 사활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

범삼성가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범현대가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공동 출자를 통해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용산아이파크몰'을 사업지로 선정, 아이파크몰의 유리한 입지와 신라면세점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범현대가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은 여행·호텔·면세점·패션 관련 중소·중견기업과의 연합, 합작법인 '현대DF' 설립이라는 뜻밖의 패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모두투어네트워크, 앰배서더호텔그룹인 서한사, 인천지역 공항·항만·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엔타스듀티프리, 개성공단과 크루즈선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아산, 패션·잡화업체 에스제이듀코, 제이앤지코리아 등이 함께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결정했으며 운영에 필요한 투자비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내에 이미 3개의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는 올해 말 소공점, 내년 제2롯데월드점의 면세 사업장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번 입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신촌과 홍대, 동대문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으로, 안정적인 운영능력과 면세점 운영 경험 등을 바탕으로 ‘과점논란’을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세계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백화점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하고 바로 옆 SC은행 건물에도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배치,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본점 본관은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복원을 거쳐 건축 초기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SC은행 건물 역시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한화갤러리아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와 관광 인프라 등을 고려해 여의도 63빌딩을 입지로 선정했다.

갤러리아는 롯데와 호텔신라가 이미 시내에 면세점을 갖고 있어 과점상태이므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는 등 전사적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갤러리아는 2014년 4월 제주공항 면세점 '갤러리아 듀티프리'를 개장, 오픈 첫해에 흑자달성을 성공하며 면세점업계 흑자달성 최단 기록을 세운 바 있으며, 제주 면세점의 국내 브랜드 면적이 54.1%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시내면세점 입지로 확정했다.

동대문은 세계적인 의류·패션산업 메카로 패션타운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다.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복합 쇼핑몰이 공존하고 4개 지하철 노선과 52개 버스 노선, 2개 공항 리무진 노선 덕분에 접근성도 뛰어나다.

이랜드는 중국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남 뉴코아아웃렛과 송파 NC백화점, 강서 NC백화점 등의 기존 이랜드 유통매장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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