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저를 미워해 같은 길 갈 수 없어”

[뉴스엔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이 공개됐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재판부에 여섯 차례 제출한 반성문이 12일 선고공판에서 공개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반성문에서 "모든 일이 제 탓이고, 제가 정제도 없이 화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내리라 하여 마치 그 비행기에 자격이 없는 것 같은 모멸감을 줬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승무원이나 사무장이나 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고 사랑하는 사람일 텐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면목 없고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 사진=뉴시스

또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내가 화를 다스렸다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사무장과 승무원이 화를 풀어줬다면 하는 어이없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럴 땐 이게 진심으로 반성하는 건지 저 스스로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구치소 입소 이후 생활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12월 30일 구치소 입소했을 때 작은 박스에 담긴 그릇, 칫솔, 내의, 양말이 제가 가진 전부였다. 생필품 사는 날짜도 정해져 있는 데다. 물품 구매조차 쉽지 않았다. 제 주위 분들은 스킨과 로션을 빌려주고 과자도 선뜻 내어줬다.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게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제게는 이게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시간이면 4인분의 밥이 들어오고 입소자들이 나누어 먹는다. 저희끼리 나름의 특식을 만들어 먹는다. 인디언밥에 우유 부어 먹거나 주먹밥 등 제법 공들인 메뉴까지 만든다. 입소자 언니들이 특식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양념 국수. 냄새 달짝지근하고 비벼 먹으면 맛있다. 언론이 저를 미워하고 제가 더 이상 같은 길 갈 수 없음을 안다. 피해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저로 인한 상처들이 재빨리 낫기를 소망한다. 어떻게 해야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형사 12부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인간의 자존감을 짓밟은 사건이라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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