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어떤 한 끼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봤어요.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은 요리를 얼마나 맛있게, 예쁘게 만드는지에 무게를 두잖아요. 하지만 이 비루한 한 끼, 이 못생긴 음식에 농부의 얼마나 큰 정성이 들어가고, 이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정성을 다해 요리해 대접하는 과정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 나영석 PD '삼시세끼'로 힐링/사진=뉴시스

케이블 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호흡을 맞췄던 나영석(38) PD와 탤런트 이서진(43)이 다시 뭉쳤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새 프로그램은 요리예능 '삼시세끼'다. 이서진과 그룹 '2PM'의 옥택연(26)이 강원도 시골로 들어가 3일 동안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고 이들을 찾아온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과정을 담는다.

시청자는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 이서진이 할배들을 위해 요리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당시 이서진은 선배 연기자들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평소 전혀 하지 않는 요리에 도전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된장찌개를 만들었고 할배들은 만족했다. 당시 제작진은 이서진에게 '요리왕 서지니'라는 별명을 붙였다.

나 PD는 이 모습을 보면서 '삼시세끼'를 기획했다. "이서진 씨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익숙하지 않은 요리를 하면서 할아버지들에게 온전한 한 끼를 대접하려는 마음을 봤어요. '삼시세끼'에는 맛있는 요리는 나오지 않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온전한 한 끼를 대접한다는 마음은 나와요.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이서진은 힘들고 싫어하는 상황에 있을 때 가장 열심히 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 나영석 PD '삼시세끼'로 힐링/사진=뉴시스

나영석 PD가 KBS를 나와 만든 '꽃보다' 시리즈는 대기획이었다. '할배' '누나'와 유럽을 돌고, '청춘'과 페루와 라오스를 다녀왔다. '삼시세끼'는 나영석 PD의 소품이다. 출연진은 이서진, 옥택연 단 두 명, 장소는 강원도 정선, 두 사람의 동선은 이들이 묵는 집과 수수밭을 벗어나지 않는다. 나 PD 또한 "편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소한 재미를 살릴 수 있는 작품을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삼시세끼'는 첫 번째 실험이에요. '꽃보다' 시리즈가 김장김치라면 '삼시세끼'는 겉절이 김치죠. 아주 맛있는."

▲ 나영석 PD '삼시세끼'로 힐링/사진=뉴시스

나 PD는 '삼시세끼'에 대해 "한가롭고 느긋한 프로그램"이라며 "한 주가 끝나는 금요일 밤 시청자가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시세끼' 앞에는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라는 말이 붙는다. 이들은 실제로 웬만한 요리 재료는 직접 일군 텃밭에서 채취하고 꼭 필요한 게 있더라도 정선 읍내 안에서 수급해야 한다. 나영석 PD는 "사전적 의미의 유기농이 아니라 마음의 유기농이라고 이해해 달라. 음식보다는 음식을 만드는 마음이 더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짚었다.

'삼시세끼'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역시 나영석 PD와 이서진의 갈등이다. '꽃보다 할배' 때에도 나영석 PD에게 속아 할배들의 짐꾼이 됐던 이서진은 여행 내내 나 PD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시골에 쉬러간다"는 나 PD의 말에 속아 출연을 결정했다. 예고 영상을 보면 이번에도 이서진은 나 PD에게 온갖 불만을 늘어놓는다.

"예능인 이서진의 매력은 방송과 실제 모습이 똑같다는 점이에요. 현실에서 제가 본 이서진은 정말 재밌는 사람이거든요. 이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 나영석 PD '삼시세끼'로 힐링/사진=뉴시스
 

옥택연은 나영석 PD가 새롭게 영입했다. 나영석 PD는 새 프로그램을 함께할 예능인을 고를 때 이전에 작품을 함께 했던 인물을 택하곤 했다. 이서진과 이승기는 '1박2일'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옥택연은 나영석 PD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서진 씨에게 옥택연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어요. 괜찮은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기 시작했죠. 근데 굉장히 매력이 있더라고요. 연예인인데 코디가 잠깐만 눈을 떼면 평범해져요. 이렇게 멋지게 생겼는데 시골 청년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직업은 연예인이지만 마음은 평범한 동네 청년 같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하고 싶었어요."

▲ 나영석 PD '삼시세끼'로 힐링/사진=뉴시스

나 PD의 예상대로 매사에 투덜투덜 대는 이서진과는 달리 옥택연은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큰 갈등이나 스펙터클은 없는 방송입니다. 하지만 마음과 정성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삼시세끼'는 17일 첫 방송 된다. 1회에는 이서진·옥택연과 함께 드라마에 출연했던 탤런트 윤여정과 최화정이 이들을 찾는 모습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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