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부동산 경기가 회복 중이라는데 집값 상승폭은 더딘 원인으로 미분양된 새 아파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고양시 삼송동 입주 2년차 아파트에 사는 A(45)씨는 최근 집을 매물로 내놓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분양가와 이자비용 등 자신이 냈던 금액과 시세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미분양된 인근 새 아파트가 할인판매를 하고 있어 기존 아파트는 가격 상승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큰 폭 상승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 분양가 할인, 파격 혜택 등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기사와 직접 관련없음/사진=뉴시스

건설사들이 입주 후에도 미분양으로 남은 아파트들을 할인판매하면서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삼송지구는 법정관리 중인 B사가 채권단 방침에 따라 미분양 물량을 최대 36%까지 할인 판매하는 파격적인 조건에 다른 건설사들도 할인 행렬에 동참하면서 매매가격이 일괄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0년 입주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C단지는 분양가 대비 최대 30%를 할인해줬다. 시스템에어컨 등 무상 옵션을 포함하면 36%를 깎아준 셈이다.

2012년 입주한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D단지도 선납할인과 확장비 무료 등 혜택을 감안하면 최대 18%를 할인해줬다.

또한 삼송지구 외 용인과 파주, 김포, 인천 등의 일부 중대형 아파트도 최대 30% 내외 할인율이 적용돼 팔리고 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 E 아파트는 최대 30%가량 할인분양을 하는 건설사에 반발, 입주민이 분신했을 정도다. 이들 대부분이 준공 후 악성 미분양 물량이다.

이런 상황은 공급이 한꺼번에 몰렸던 2기 신도시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건설사들의 입장은 미분양 물량이 관리비용만 나가기 때문에 싸게라도 팔아 현금화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 등 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깎아 팔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분양업계에서는 과도한 경쟁이 ‘할인분양’이라는 제살 깍아 먹기식의 현상을 불렀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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