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우리 귀에 익숙한 섬유유연제 ‘빨래엔 피죤’이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섬유유연제 업계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주)피죤 이윤재(77) 회장의 임직원 폭행·폭언 논란을 비롯한 오너일가 비자금 조성 ‘의혹’이 터지면서 소비자들이 ‘피죤’을 외면하고 있다.


경찰은 6일, 이은욱(55) 전 피죤 사장에 대한 청부 폭행 사건과 관련 5일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1차 조사하고 7일 재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이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회장을 5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남경찰서로 불러 밤 10시까지 조사를 실시한 뒤 귀가 시켰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이미 구속된 피죤 김모(50) 이사에게 전달한 3억원의 용도와 출처, 폭행 사주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 가운데 일부를 확인했고 나머지는 7일 이 회장을 다시 불러 나머지 부분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이 회장이 5만원권 6000장(3억원)을 구속된 김 이사에게 두 차례 나눠서 전달했고, 전달 된 이 돈은 이 전 사장을 폭행한 조직폭력배들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피죤이 섬유만 유연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사람도 유연(?)해지도록 패준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한 이 회장의 행태가 속속 밝혀지면서 (주)피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거세지고 있다. 때문에 업계 1위를 달리던 ‘피죤’이 LG생활건강의 ‘샤프란’에 밀려 간신히 유지하던 업계 2위의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를 맞고 있다


(주)피죤이 이런 위기에 처하게 된 단초는 이윤재 회장이 직원에게 폭행을 했다는 언론보도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고 ‘지칼’(편지봉투 뜯는 칼)로 찌른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와 함께 이회장이 회사 공금 유용과 탈세, 전라도 출신 인사 고용 배제, 향과 계면활성제 등 섬유유연제의 핵심 원료를 저가품으로 바꾸고, 함량을 줄였다는 의혹까지 불거지자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주)피죤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편 이 전 사장은 지난 6월, 사장으로 취임한지 4개월 만에 해임되자 피죤을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냈다.

이 전 사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5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아파트로 귀가하던 중 괴한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폭행 배후로 이 회장을 지목했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을 폭행한 폭력 조직 무등산파 소속 조직원 김모(34)씨 등 3명과 이를 청부한 피죤 영업본부 인사·재무 담당 김모(50) 이사를 구속했다.


(주)피죤은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주)피죤을 사랑하시는 소비자 여러분께’라는 알림을 띄워 놓았으나, ‘사과’를 표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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