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를 비롯해 새터민 5명, 납북자 가족 5명,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회 관계자 5명, 장애인과 보호자 20명, 북한출신 사제 및 수녀와 평신도 30여명, 밀양 주민·강정마을 주민·용산참사 피해자·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 등에서 3명씩 총 12명을 포함해 1000여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했다. 대통령은 교황이 축복하는 장면을 경건하게 지켜 봤다.

전국 16개 교구 성당 사무장 및 사무원 등 교회에서 종사하는 700여명의 직원들은 명동성당 밖 성모동산 및 교구청신관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미사에 동참했다.

▲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론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십니다. 우리의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는 명령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으로 근원적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또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도 우리에게 주십니다."

프란치스코(78) 교황이 18일 오전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강론에서 "그렇습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반도에 던지는 메시지인 셈이다.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이 나라에, 그리고 특별한 방식으로 한국 교회에 베풀어 주신 많은 은혜에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고 인사하며 미사를 마무리했다.

▲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론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날 미사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작 기도, 말씀 전례, 성찬 전례 순으로 진행됐다.

성경 내용을 낭독하는 '독서'는 배우 안성기(사도요한)가 맡았다.

신자들이 기도하는 '보편지향 기도' 이후 다문화가정 대표로 이봉선(사무엘)씨 등이 미사에 사용할 제병과 포도주를 봉헌하는 '예물봉헌'을 했다.

▲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황은 제대에 올라가기 전 휠체어에 앉아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축복했다.

새터민 최모씨는 "교황님께서 오심으로서 북에 남은 가족들도 빨리 만나게 됐으면 좋겠다. 교황님께서 남북의 통일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교황은 미사 전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등 이웃종교 지도자 12명을 명동대성당 문화관 1층에서 만나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다.

▲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황은 "삶이라는 것은 길입니다.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에 앞서 평화와 화해의 상징물을 제의실 입구에 설치하고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이를 교황에게 봉헌했다. 평양교구 주교좌성당을 기억하며 '파티마의 성모상'을 놓고, 성모상 아래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배치했다.

염 추기경은 미사에서 "오늘은 교황의 한국 방문 마지막 날이다. 이 미사를 마치시면 곧 교황의 자리(성좌)로 돌아가실 것"이라며 "나는 지난 5일 동안 교황님과 함께해 매우 행복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마지막까지 기도 했다.

 

“(팽목항의)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여러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Servus Servorum 프란치스코)

 

‘세월호 유가족’에게 위로의 편지를 전하고 한국 땅을 밟을 때도, 떠날 때도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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