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를 끝내 유임시켰다. 사의를 60일 만에 반려한 것이다. 사의표명을 했던 총리가 유임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6일 춘추관에서 “정홍원 총리의 사의를 반려하고 총리로서 사명감을 갖고 계속 헌신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발표했다.

정 총리의 유임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안대희 전 후보자와 문창극 전 후보자의 연속 낙마로 인해 사실상 후임을 인선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리 후보자로 내정돼서 통보할 경우 손사레를 치며 거절했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다. 그만큼 후임 총리를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후임 총리 후보자를 찾았다고 해도 다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7월 재보선과 맞물리기 때문에 인사청문회가 자칫하면 7월 재보선 선거운동의 장(場)이 될 수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이 시간을 갖고 후임 총리 후보자를 물색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정 총리를 유임시키면서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후임 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신중히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정 총리를 시한부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산적한 국정 현안의 추진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이해한다”고 찬성을 보냈다. 아울러 “정부의 중단 없는 국정추진을 위해서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총리 후보 한 명을 추천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정권임을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해서 스스로 사퇴한 사람을 유임시키는 것은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에 근본적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국민 의지에 부응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심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인사추천 및 검증 책임을 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인사시스템의 문제를 인정, 청와대에 인사수석실을 둔다고까지 하면서 끝내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