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직원 화합·생산성 향상 효과 있어"

[뉴스엔뷰=이민정 기자] 계약직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고착화되어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 중 하나다.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는 임금 및 인식 차별 등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기업신용평가 전문업체인 한국기업데이터는 계약직으로 입사한 직원을 부서장까지 승진시키는 인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내 기업 문화의 고질병인 관련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행보다.

이에 <뉴스엔뷰>는 한국기업데이터 측과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인사 결정 경위를 물었다. 한국기업데이터 측은 "이러한 시도는 직원들 간 화합은 물론 고용안정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도 불러오고 있다"는 뜻을 보였다.

한국기업데이터 사옥. /사진=한국기업데이터 제공
한국기업데이터 사옥. /사진=한국기업데이터 제공

먼저 한국기업데이터 측은 인사 배경 및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기업데이터 측은 "그동안 한국기업데이터는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직원의 50%를 넘으며 내부 갈등이 불거져 왔다"며 "이에 송병선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부터 회사에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고 송 대표의 인사방침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송 대표는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만남,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협의, 수차례에 걸친 설명회 끝에 지난해 3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단행했다"며 "전문직 군을 신설하고 정규직으로서 차별 없는 복지제도를 적용하는 한편, 신용정보업계 최초로 기본급에 호봉제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까지 102명의 계약직 직원들이 전문직으로 전환됐다"며 "직원들 간 화합은 물론 고용안정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도 불러오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측면에도 부응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최근 진행된 계약직 출신 부서장 임명 외에도 직제와 보수규정을 개편하여 계약직 출신 부서장도 같은 직책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형식적인 부서장 임명이 아닌 실질적인 간부로서 대우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비정규직 문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시도다. 능력 중심의 인사가 정착되면 직원들 사이에서도 자기 계발 노력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며 장기적으로 전문직 직원들의 사기를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이 올라간다.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재발굴 폭까지 넓힌 셈이다.

한국기업데이터는 비정규직 비율 및 정규직 전환 규모 확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8월 말 기준 총원 428명 중 비정규직(계약직·파견직)은 137명으로 32%다. 신용정보업 특성상 성수기에 자료입력 업무 위주의 단기 계약직 채용이 불가피하다. 비율 개선에 한계는 있다"고 운을 뗐다. 

다만 "작년 초까지 많은 수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나 이는 송 대표의 결단에 따른 조치였다"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전환 채용의 제도화를 위해 최근 당사는 사규를 개정했다. 정규직 채용 절차와 준하는 정규직 전환 절차를 신설해, 직군 전환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 정기적 전환 프로세스를 통해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회사와 직원들의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병선 한국기업데이터 대표. /사진=한국기업데이터 제공
송병선 한국기업데이터 대표. /사진=한국기업데이터 제공

한국기업데이터는 1000만 개 분량의 기업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기업정보 조회와 신용·기술평가, 컨설팅 등을 하는 기업신용평가 전문업체다. 현재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부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사업체인 나이스평가정보에 밀려 시장점유율 2위에 머무른 적도 있다. 

이후 2018년 2월 송병선 대표이사가 취임한 뒤 조직 혁신과 인력운용 효율화, 고객 중심의 TCB 마케팅, 기술 및 신용평가 프로세스 혁신, 국내 최대의 기업 빅데이터 기반 실시간 산업생태계 분석 시스템 등 적극적인 상품개발에 나서면서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최근 한국기업데이터는 4차 산업 관련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당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보다 '빅데이터'"라며 "1100만 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DB(데이터베이스)는 한국기업데이터가 빅데이터 회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자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회사의 장기 지속성장 방안을 마련하고자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성장본부를 신설했다"며 "전통적 업무 강화와 서비스 개선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며 성장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기업데이터의 미래성장본부 산하에는 빅데이터센터와 AI(인공지능)·콘텐츠부, IT 관련 부서 등이 있다. 해당 부서들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신상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 등 전략사업 발굴에 매진할 계획이다. AI?콘텐츠부 등과 같은 핵심 부서에 계약직 출신 부서장을 임명한 것도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활용한다는 인사방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데이터는 "전략사업 경우 우선 데이터의 수집 경로를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산재보험 가입사업장 정보 등 비재무 정보까지 넓히고 질적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며 "현재 지역 경제 상황을 지역·산업·규모별로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지역산업·경제생태계 상황판(Dash-board)'은 이미 인천시와 경상남·북도 등 여러 지역자치단체에서 구축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산·학·연 등과 협업을 통하여 데이터 활용도 제고, 빅데이터와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기업데이터와 서면 인터뷰 전문.

인사의 배경(송병선 대표 인사방침)은 무엇인가?

송병선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부터 회사에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그동안 한국기업데이터는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직원의 50%를 넘으며 내부 갈등이 불거져 왔다. 이 때문에 송 대표는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만남,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협의, 수차례에 걸친 설명회 끝에 지난해 3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단행했다. 이를 위해 전문직군을 신설하고 정규직으로서 차별없는 복지제도를 적용하는 한편, 신용정보업계 최초로 기본급에 호봉제를 도입했다. 

인사 단행 후 변화된 모습은 어떤 것인가?

14년 만에 일궈낸 결실로 현재까지 102명의 계약직 직원들이 전문직으로 편입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직원들 간 화합은 물론 고용안정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도 불러오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측면에도 부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계약직 출신 부서장 임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시도다.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재발굴을 위해 부서장 진입장벽을 철폐한 것이다. 직제와 보수규정을 개편하여 계약직 출신 부서장도 동일한 직책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형식적인 부서장 임명이 아닌 실질적인 간부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재 발굴 폭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간부직의 조건에 출신이 아닌 능력과 자질이 우선이라는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회사로서는 인재 발굴의 폭이 더욱 넓어진 셈이다. 능력 중심의 인사가 정착이 되면 직원들 사이에서도 자기 계발 노력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직 출신 부서장의 성공은 장기적으로 전문직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궁극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이들의 역량 발휘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현재 비정규직 비율은 어느정도 인가?

2020년 8월말 기준, 총원 428명 중 비정규직(계약직·파견직)은 137명으로 32%에 해당한다. 신용정보업 특성상 성수기에 자료입력 업무를 중심으로 한 단기 계약직 채용 이슈가 발생하여, 비율 개선에 한계가 있다. 

정규직 전환은 계속 진행되는 부분인지 설명해달라

작년 초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나 이는 송병선 대표의 결단에 따른 조치였다. 앞으로 이를 정기적인 전환 채용으로 제도화하기 위하여 최근 당사는 사규를 개정했다. 정규직 채용 절차에 준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절차를 신설하여, 직군 전환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제부터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전환 프로세스를 통하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아울러 회사와 직원들의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4차 산업 관련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관련 설명 부탁한다. 

한국기업데이터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빅데이터’다. 1100만 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DB(데이터베이스)는 한국기업데이터가 빅데이터 회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자산이기도 하다. 송병선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회사의 장기 지속성장 방안을 마련하고자,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성장본부를 신설했다. 전통적인 업무를 강화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며 성장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미래성장본부 아래에는 빅데이터센터와 AI(인공지능)·콘텐츠부, IT 관련 부서 등을 두어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신상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 등 전략사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AI․콘텐츠부 등과 같은 핵심 부서에 계약직 출신 부서장을 임명한 것도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활용한다는 인사방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략사업의 경우 우선 데이터의 수집 경로를 재무정보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산재보험 가입사업장 정보 등 비재무 정보까지 넓히고 질적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지역 경제 상황을 지역·산업·규모별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지역산업·경제생태계 상황판(Dash-board)’은 이미 인천시와 경상남·북도 등 여러 지역자치단체에서 구축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학·연 등과 협업을 통하여 데이터 활용도 제고, 빅데이터와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