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행보, 새정치민주연합의 백신일까 바이러스일까

민주당과 하나로 뭉친 안철수, 그의 선택은 과연

2014-03-25     강민아 기자

[뉴스엔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실험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통합신당으로 흡수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을 새정치민주연합의 백신이 될 것인지 아니면 바이러스가 될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의견을 게진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실험이 있어왔고 그때마다 안철수 의원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그 프로그램이 과연 백신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뉴시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실험은 서울시장 재보선부터 시작해서 지난 대선을 이어 이제는 6월 지방선거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했다가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양보를 했다.

대선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민주당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양보했다. 6월 지방선거를 맞이해서 새로운 정당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면서 창당 작업을 하다가 결국 민주당과 통합을 하게 됐다. 당명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이제 안 의원은 새로운 통합신당에서 새로운 정치행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은 독자적인 행보를 했지만 이제는 정당의 틀 안에서 새 정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지층을 새정치민주연합에 흡수해야 하는 것이다.

안 의원의 지지층은 ‘중도층’이다. 민주당은 싫어하지만 새누리당은 더욱 싫어하는 부류이다. 그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있지만 기존 정당이 아닌 새로운 정당의 탄생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안 의원이 민주당과 통합신당 즉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다고 하니 이 지지층이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초창기 여론조사에서는 대부분 통합신당으로 흡수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지층이 계속 통합신당으로 흡수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안 의원 역시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2일 새정치연합 홈페이지와 유튜브, 트위터를 통해 지지층을 향해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 민생을 위한 분투를 계속하겠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당내에서라도 치열한 싸움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숨 가쁜 열흘이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여러분께 먼저 설명을 드려야 했다”며 지지자들에게 미리 동의를 구하지 못한 데 대해 재차 사과하면서 이런 의지를 밝힌 것이다.

▲ ⓒ뉴시스
이어 안 의원은 자신의 결단을 “새정치를 위한 승부수”라며 “거대 양당 중 한 축을 새 정치를 담을 수 있는 커다란 그릇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일단 지지층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자신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들어가서 정치적 투쟁을 해서 새정치를 실현할테니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상당히 조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만약 지지층이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면 굳이 지지를 해달라고 호소할 영상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안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에 자신이 구상하고 있던 새정치의 모습을 담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이 정치입문 초기에 밝혔던 구상이 새정치민주연합에 고스런히 담겨 있다. 새정치에 대한 생각은 단독 신당 추진 당시 새정치플랜에 담겼고 새정치민주연합 발기인대회 취지문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안 의원은 정의․평화․복지를 3대 키워드로 꼽았다. 새정치연합 당시 내세웠던 3대 가치는 정의․평화․통합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발기취지문에서 민생․정의․복지를 강조했다. 즉, 안 의원은 계속적으로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것을 정치에 녹여내려고 하고 있다.

안 의원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소속 세력은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새로운 정당으로 들어가게 됐다. 문제는 현역 의원이 2명이고 민주당은 126명이다. 양육강식의 정치판에서 한 배에 탔다는 것은 먹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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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김한길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라는 자리를 차지했다고 하지만 조직이나 자금 등에서 크게 열세인 안 의원이 과연 그 주도권을 얼마나 쥐고 흔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통합원칙인 5대5가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돈과 조직을 갖고 있는 세력이 돈과 조직이 약한 세력을 먹는 것은 정치권의 생리이다. 따라서 안 의원 세력은 언제든지 먹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이야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당 세력이 일단 뒤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결국 지방선거가 안 의원에게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민주당 세력에게는 안 의원이 필요한 이유는 하나이다. 지방선거 승리이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하게 된다면 안 의원의 새정치는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도로 민주당이 될 수도 있다.

그와 더불어 안 의원은 사실상 대권 도전이 어렵게 된다. 안 의원으로서는 지방선거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선거 승패가 결국 안 의원의 운명을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거둔 상황이라고 해도 7월 재보선이 남아 있다. 만약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이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둔다면 안 의원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향후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의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친노 진영과의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다. 일단 친노 진영은 현재 정중동의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과정에서 별다른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친노 진영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때문에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계파갈등이 불가피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에서 만족스런 성적을 거둔다면 안 의원은 친노 진영에 비해 좀더 우위에 있다는 것 뿐이다.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에서 만족스런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안 의원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게 되면 안 의원은 뒷방 늙은이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더 이상 안 의원이란 네임벨류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친노 진영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이 끝나고 나면 어떤 식으로 성적표를 거둔다고 해도 친노 진영과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안 의원에게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민주당의 거대 세력 중 하나인 친노 진영이 별다른 언급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당권을 잡아야 하며 지방선거와 재보선 모두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제는 당권 잡기에 혈안이 되면서 새정치가 퇴보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안 의원의 가장 큰 문제는 새정치를 하겠다고 표방하면서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를 하고 민주당과 제3정당을 창당했다. 즉, 돈도 조직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에 들어가서 얼마나 새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그것이 관건이다. 기존 민주당 세력에 맞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안 의원의 입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이제 안 의원은 기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 즉 기존 세력과의 정치적 투쟁을 의미한다.

친노 진영의 반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계파 갈등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포장할 것이냐는 문제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사실 계파 갈등은 어느 정당이나 다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 포장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메이저언론이 제대로 포장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친박-비박의 갈등에 대해서도 계속 증폭을 시키다가도 어느 시점이 되면 갈등이 봉합됐다는 식의 보도가 쏟아지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야당의 계파 갈등은 갈등을 계속 증폭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안 의원은 이런 환경에서 얼마나 계파 갈등을 포장시킬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즉, 안 의원과 기존 민주당 계파와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런 계파 갈등은 어느 정도 증폭시키며 어느 시점에서 봉합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메이저언론 환경에 맞서 당권 주도권을 어떤 식으로 잡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필요하다. 즉, 안 의원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안 의원이 지금까지는 고고한 학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제부터는 진흙탕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안 의원이 정치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정치적인 협상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지지층이 결집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는 어차피 세력 싸움이다. 이런 이유로 안 의원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즉, 친안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선거와 재보선이라는 호재가 있다. 이 호재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활용한다면 친안 세력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와 재보선이란 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안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새정치이다. 새정치를 무기로 해서 친안 세력을 만들어야 하며 당내 투쟁을 통해 당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당권투쟁이 외부에 비쳐졌을 때 계파 갈등이 증폭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된다. 심히 까다로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안 의원은 이제 정치적 능구렁이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의원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의원에게는 호기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안 의원이 어떤 식으로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안 의원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