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동원 공무원들 ‘정신적 외상’
살처분 목격, 충격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시달려
2011-01-07 전용상
구제역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 중 일부는 소·돼지 울음소리의 환청이 들리거나 구덩이에서 탈출하려 몸부림치는 모습이 꿈에 나타나 밤잠을 설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 김 모씨는 살처분 당하는 소·돼지 등 가축의 모습이 떠오르는가 하면 사소한 일에도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등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정신과 의사의 진찰을 받았다.
의사의 진단결과 살처분을 목격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지정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각 자치단체에서는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장애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사건충격척도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의 공무원들이 정도는 다르지만 살처분 목격에 따른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충격척도 조사에서는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이성근 경기도보건위생담당관은 "살처분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증세를 가볍게 여기다 자칫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상담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달 중순부터 15개 시·군의 구제역 발생농가와 위험지역 내 800여 농가의 소 돼지 48만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동원된 도청과 시·군의 공무원 7710명이 식욕부진, 우울증 등 이상증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