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선] 대선후보 ‘단일화’는?
김문수-이준석, 대선 범보수 단일화 여부에 ‘촉각’ 범진보 단일화?…22년 심상정 완주로 윤석열 당선 ‘교훈’ 이준석 “김문수·이재명·황교안 후보 간 단일화” 언급은? 명태균 사건 등으로 여론조사 결과 신빙성에 의구심
[뉴스엔뷰] 6.3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막판에 벌어질 후보 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23~24일 실시한 전국 정치 현안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이재명 47.3%, 김문수 39.6%, 이준석(개혁신당) 9.6%로 조사됐다.
물론, 응답률은 그리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지만 관심이 깊어지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김문수-이준석 간 보수 단일화 적합도 조사에서 김문수 후보가 45.2%로 이준석 후보 26.7%를 앞섰다.
후보 단일화 가정 시 김-이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하게 합산할 경우 49.2%(39.6% + 9.6%)로 이재명 후보와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42.6%, 국민의힘 38.4%, 개혁신당 7.9%, 조국혁신당 1.9%, 진보당 0.9%로 조사됐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지지율을 합산하면 45.4%이고, 국민의힘·개혁신당 지지율을 합산하면 46.3%로 막상막하의 상황이다.
다만, 이번 대선의 성격에 대해 ‘기존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라는 응답은 52.5%, ‘기존 여권에 의한 정권 연장’이라는 응답은 36.9%였다.
앞서 보수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도 비슷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45%, 김문수 36%, 이준석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문수-이준석 범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재명 45%, 김문수·이준석 46%로 접전 구도가 예상된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2%, 국민의힘 36%, 개혁신당 6%였다. 결국 범보수 단일화 여부가 이번 6.3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물론 본지에서 오랜 기간 상당수의 시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본 결과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대다수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의구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며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도 발생한 것이다.
일단 도출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범보수 단일화가 막판 대선 승부를 가를 분수령이 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대선 시작 전부터 ‘반명 빅텐트’, 즉 범보수 단일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보수 빅텐트는 현재 2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1단계는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 시도였다.
하지만, 보수 단일화는 첫 단추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단일화 여론조사 시기를 놓고 양측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대선 후보 등록 후 여론조사를 주장했고, 한 전 총리는 대선 후보 등록 전 여론조사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후보 등록 기간이 끝나가면서 한덕수 전 총리가 막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고, 당 지도부가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후보 교체에 나섰지만, 당원들에 의해 후보 교체 쿠데타 시도는 물 건너가게 됐다.
한 전 총리는 국민의힘 입당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강제 후보단일화 희생양이 됐다.
일단은 12·3내란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한 전 총리는 패가망신한 것이다.
심지어 한 전 총리의 등장 배경에 내란을 주도했던 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어 범보수 후보 단일화의 2단계는 보수정당인 자유통일당과의 단일화였다. 자유통일당 구주와 후보는 지난 19일 자유통일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 사퇴 및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다.
당시 구 후보는 사퇴 이유로 “이재명 반국가 세력 일당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가 있는 저와 자유통일당과 달리 대한민국을, 기회를 잃게 된다”라며 “이재명 독재 타도를 위해 다른 모든 대선 후보들도 반명 빅텐트에 동참해 달라”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자유통일당은 김문수 후보가 만들고 전광훈이 키운 당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이미 정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아직 남아있는 범보수 단일화 마지막 단추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인 셈이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 이전이 단일화의 최적기인 상황이지만, 오히려 사전투표(29∼30일) 전 단일화가 더 최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또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되어 있을 것이라는 말로 얼핏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듯이 들리는 말을 하지만, 이 후보의 평소 언행을 볼 때 믿음이 가지 않는 ‘꾼’의 모습이 심하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이라는 말도 한다.
그런 모습은 지난 1, 2차 방송 토론처럼 27일 정치 분야 방송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공세를 펼치는 게 정책은 없고 꼼수의 모습만 있었다는 평가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는 사실상 성사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준석 후보의 경우 10% 정도만 득표하더라도 정치적 미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설령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우리 국민들이 내란 세력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5% 미만으로 더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론조사 지표 중 정권교체 여론이 꾸준히 50% 이상 나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으로 분석했다.
범보수 후보 간 단일화와 별개로 범진보 진영 간 단일화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선에 민주당과 함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대선에 출마해 진보 진영 지지를 일부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3월 대선 당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왠일인지 평소 정치적 처신과는 다르게 대선을 끝까지 완주해 80만 표(2.37%)를 얻어 진보 세력의 대선 패배에 대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24만 표(0.73%)였기 때문에 진보 진영이 단일화됐다면 대선 결과는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 진영도 마지막 방송 토론이 끝나는 27일 이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후보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문수·이재명·황교안 후보 간 단일화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이 후보는 “보통 생각과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끼리는 단일화를 해도 됩니다.”라며 “대한민국의 위기를 초래한 부정선거에 대해서 비슷한 발언을 했던 세 후보가 꼭 뜻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자신을 향한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의혹을 의식적으로 피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몸값을 올려 논 상태다. 이준석으로선 단일화 여부와 상관없이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이미 다져놓은 것이란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누가 누구와 단일화가 되느냐가 승리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과 비정상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