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선] 대선 ‘꼼수’ 2인자들

대통령을 꿈꾸는 총리출신들…사라져야 할 2인자들? 한덕수·황교안·이낙연 등 총리출신들 대선 왜 나와?

2025-05-07     전용상 기자

[뉴스엔뷰] 조기 대선이 63일 실시되는 가운데 대통령을 꿈꾸는 총리출신들 즉 2인자들의 출마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판에 숟가락 걸치려는 총리출신으로는 대표적으로 한덕수, 황교안, 이낙연 등 이다.

한덕수·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무소속으로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이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출마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 3명의 전직 국무총리가 출마를 하거나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6일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오찬회동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서 있다. 사진 / 뉴시스

한덕수 전 총리는 노무현의 참여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각각 국무총리를 지낸 경력을 지녔다. 두 정부의 성격은 극과극으로 다른 태생적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여기서 관료출신의 높은 적응력을 나타냈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집권초반 이태원참사 당시의 총리를 지냈으며 윤 전 대통령의 내란혐의로 인한 탄핵 사태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내는 등 관료출신으로는 성공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황 전 총리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다.

이 가운데 한덕수 전 총리만이 보수의 모자를 쓰고 약간의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할 뿐 황교안·이낙연 전 총리는 저조한 지지율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2인자인 국무총리들이 이처럼 대통령 선거에 얼굴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력에 맛들이다보니 그 남은 일인이 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 일인보다 더욱 정치를 잘할 수 있을 것이란 근거없는 자신감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주변인들의 펌프질로 인한 바람이든 것일까. 정치권 관계자는 이 모두가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귀띔한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는 48대째이다. 역대 총리를 맡은 인물은 장면, 백두진, 김종필, 고건, 한덕수 총리가 중임했기 때문에 총 43명이다.

고건은 문민정부의 마지막 총리로 1, 참여정부의 총리로 12개월 재임했다. 한덕수는 참여정부, 또한 그와는 성격이 매우 다른 윤석열 정부에서 총리로 발탁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인물은 허정, 최규하, 고건, 황교안, 한덕수로 총 5명이다. 이 가운데 대통령이 된 인물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후 다음 대선에서 간선제로 선출된 최규하 대통령 한 명뿐이다.

최규하는 10.26 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1979126일 치러진 재보궐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대통령 선거는 제2대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의 투표로 진행된 간접선거였다. 당시 국무총리로서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최규하가 단독으로 출마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다.

국무총리 가운데 대통령 후보가 된 인물은 허정, 변영태, 김종필, 이수성, 이회창, 이한동이다. 이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였던 인물은 이회창 단 한 명뿐이다.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에 있었던 인물은 박태준, 장상, 이해찬, 한명숙, 이낙연, 정세균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직접 투표하는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으로 당선된 총리 출신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국무총리의 자리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고 한다. , 대통령을 제외하고 나면 행정부의 최고 위치에 있어서다.

오죽하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경우 국회의장을 지낸 뒤 국무총리를 맡았다. 대선으로 가는 최적의 자리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선 가도에 나선 한덕수·황교안·이낙연 세 사람의 공통점은 반이재명 연대를 구축하려는 국민의힘의 보수빅텐트를 위한 단일화 대상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들에게선 현재 국가의 발전이나 국민의 안전, 사회와 경제의 안정 등에 관한 의미있는 정책 제시나 공약 등은 보이질 않는다.

다만 한덕수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의미있는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전남도지사를 지낸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장점이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호남 지역 공략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발상으로 읽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보수빅텐트에 포함해야 한다는 뜻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호남 출신인 한덕수-이낙연 전 국무총리 간 개헌을 고리로 개헌연대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등 합종연횡도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들이 바라는 것은 차기 정부에 자신들의 영향력이 발휘될 수 있는 내각제 개헌이 목표일 것이라는 정치권 관계자의 말도 나온다.

두 사람은 6일 서울 중구 소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개헌연대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오찬 회동 뒤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이 악마의 계곡을 넘어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제7공화국으로 가도록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개헌연대를 구축해 개헌을 추진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개헌을 통해 정치적 성벽을 굳히려는 모종의 세력이 배후에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광폭한 사법부 파괴 움직임은 아무런 제어장치도 없이 대한민국을 괴물 국가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면서 대법관 탄핵 시도 등은 입법권에 이어 행정권, 사법권, 어쩌면 선거관리위원회까지 국가권력 전체를 손에 넣으려는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민생이 어려운 시절 기자로 생활하며 기득을 누렸고, 평생 국민들을 걱정하던 DJ에 의해 정치권에 발을 들여 논 그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현재의 정국을 보면 기존 기득세력이 행정권과 사법권 그리고 입법권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그나마 조금 우세한 입법권이 유일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데 상황을 호도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계엄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죄도 없이 오만과 안일로 회귀해서 혼미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국정을 계속 맡을 처지도, 대선에 임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집단(민주당·국민의힘)에 의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나아가 국가체제의 위기가 심화하는 현실 앞에서 한 총리와 지혜를 모아 새로운 희망의 계기를 찾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대선은 헌법개정을 통해 정상 국가로 갈 것이냐, 입법 폭주를 통해 괴물 국가로 갈 건지의 대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덕수 후보는 이 총리께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시고 또 앞으로도 많은 충고와 노력을 해주시겠다는 데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린다앞으로 더욱더 이 총리님과 협의해가면서 반드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2인자인 국무총리 출신들이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스스로가 사라져야할 과거의 유산임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