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제주항공에선 무슨 일이!

2025-01-06     조수현 기자

[뉴스엔뷰]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무안국제공항 참사 제주항공이 지난해 정비 문제로 출발이나 도착이 늦어진 항공편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 = 뉴시스

 

작년 상반기 '정비' 지연 최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국내 항공사 지연 현황 자료에서 "제주항공에서 지난해 상반기 운항한 52880여 편 중 530여 편이 정비를 이유로 출발이나 도착 지연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상반기 여객기를 운항한 국내 항공사 10곳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운항 편수가 더 많았던 대한항공(422) 보다 높을 뿐 아니라 경쟁 저비용 항공사인 티웨이항공(315), 진에어(243), 에어부산(227) 등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비 지연율 역시 1.01%로 전체 평균인 0.64%와 비교하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 끝난 이후 항공기 운항 시간이 늘어나면서 무리한 항공기 운항이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제주항공 항공기 운항 시간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200시간 안팎에서 2023년 이후 400시간 넘게 급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3분기에도 418시간으로 최장 운항 시간을 경신하며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의 평균 300시간대 중후반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항공기 평균 기령도 14.4년으로 국적 항공사 중 가장 많았고, 항공안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제재도 최근 5년간 36건의 처분 중 제주항공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 이후 숙련 정비사 부족 폭로

 

또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이후 숙련 정비사들이 대거 떠나면서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렸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자신을 제주항공 소속 항공정비사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5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저는 제주항공 정비였습니다'는 글을 통해 "제주항공의 항공정비사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고 밝혔다.

A씨는 "코로나19 이후 숙련된 정비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정비사 부족 사태가 이어졌고, 정비사의 안전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B737자격을 가진 숙련 정비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제주항공은 경력직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시장에 정비사가 없고, 인턴 정비사들마저 과도한 업무로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인천, 김포에서 밤낮없이 항공기를 운영하며 정비하는 회사로 유명했다""(정비사들은) 정비비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갖춰진 시설 없이 중장비 작업을 램프에서 수행하며 13~14시간 동안 식사와 휴식 없이 과도한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비용이 드는 인력 충원과 처우 문제는 여전히 묵살됐다. 대표이사와 인사팀, 정비 본부는 정비사의 요구를 불만으로 치부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그는 "이번 사고는 항공산업·안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국토부 항공정책실이 제대로 된 관리 감독과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안공항 사고의 경우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둔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버드스트라이크 이후 동체 착륙은 완벽한, 최선을 다한 착륙이었지만 둔덕으로 안타깝게 모든 탑승객이 희생되는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과징금 1' 제주항공, 사고 비행기 48시간 운항횟수가 무려

 

제주항공이 타 항공사대비 월 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과 행정제재·과징금도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나 수익성에만 지나치게 매몰돼 안전 관리는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기 보잉 737-800의 기령은 15년이다. 또 사고가 발생한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2216편은 최근 48시간 동안 제주·인천공항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8개 공항을 총 13차례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항공 당국으로부터 받은 행정제재 역시 제주항공이 가장 많았다.

한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1"정비사가 이상 없다는 사인을 줘야 항공기는 뜰 수 있다. 그것은 법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규정이 돼 있고 글로벌 모든 항공사의 공통의 기준이다"고 강조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진행한 2차 브리핑에서 "정비와 관련해 어떤 절차를 생략한다든가 하는 일은 없다""저희들은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정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획된 일정에 맞춰 항공기 정비를 제때 철저히 하고 있고, 계획된 정비와 일상적으로 출발 전후 이뤄지는 모든 정비까지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무리한 운항이라고 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