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선거] ‘여·야’, 10월 재·보선 승자는?

10월 ‘미니 전국선거’ 단체장 재보선 ‘맞대결’ 이재명-한동훈, 패하는 대표 대권가도 안개 속 4월 총선 이재명 승리-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2024-08-26     전용상 기자

[뉴스엔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월 재보선에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맞대결에 나선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두 사람은 이미 4월 총선에서 한 차례 자웅을 겨뤘다.

한동훈 대표는 당대표 격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재명 대표는 당대표로 정치적 명운을 걸고 4.11총선을 진두지휘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결과는 국민들의 깊은 관심 속에서 이재명 대표의 완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국회의석 300석 가운데 175(더불어시민연합 14석 포함)을 확보해, 108(국민의미래 18석 포함)을 얻은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한동훈 대표로서는 정치권 입문 후 최초로 패배하며 비대위원장직에서 쫓겨나듯 사퇴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 패배 후 4월 총선 압승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8.23 전당대회를 통해 90%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며 민주당 당권을 장악했다.

두 사람 모두 당대표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다시 전쟁을 치러야 한다. 당장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10월 재보선을 통해서다.

서로 피할 수 없는 격돌이 펼쳐지게 된다. 대권주자의 운명인 셈이다.

26일 현재까지 10월 재보선이 결정된 단체장 선거는 인천 강화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4곳이다.

여기에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곳이 있어 선거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었던 인천 강화군수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는 단체장 사망으로 인한 보궐선거이고, 호남지역인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두 곳은 당선무효로 치러지는 재선거 실시지역이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미니 전국선거인 셈이다.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하는 쪽은 탄탄대로가 보장되는 반면 패하는 쪽은 대권가도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대표가 한 발 빼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대표가 당 지도부와 논의해 10월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각 시·도당에 위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지역 민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당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중요한 재보선을 각 시도당에 위임하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위험 분산용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트라우마가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굳이 기초단체장 재보선에 중앙당이 개입해 패배 시 위험을 자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시 친윤계는 일개 구청장 선거에 올인해 자멸한 바 있다.

여권이 이처럼 부자 몸조심하듯 기초자치단체장 재보선 공천을 시·도당으로 넘기며 위험을 분산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서로 주도권을 놓고 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남지역 단체장 선거가 2곳이나 포함되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남 곡성군수의 경우 민주당 소속 군수가 당선 무효 됐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공천권을 행사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전략으로 지역구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민주당과 커다란 갈등관계 없이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러나 2026년 지방 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등 줄줄이 열리는 빅이벤트로 인해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지역구 출마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미 차기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물론 시·군 단체장 및 지방의원 등 전역에 후보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지난 728·보궐 선거에서 혁신당이 성공한다면 2026년 지방선거 판세에 상당한 균열이 생길 것이라면서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혁신당 합류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2028년 총선 등 세 번의 선거를 치러야 혁신당의 창당이 마무리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에 치러지는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재선거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곡성 41.13%, 영광 40.1%를 득표했고, 조국혁신당은 곡성 39.88%, 영광 39.46%를 득표했다.

이번 재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지역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조국혁신당 호남지역 군수선거에서 민주당을 꺾을 경우 2026년 지방선거에 조국혁신당은 날개를 달게 된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에 사활을 거는 출마예정자들이 당장 조국혁신당으로 말을 갈아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호남지역 국회의원 의석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처럼 호남 유권자 지지가 조국혁신당으로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으로서는 10월 재보선 호남지역 단체장 선거 결과에 당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의 분석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갈라치기하는 특정세력의 공작도 경계해야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결국 한동훈·이재명 두 사람이 2027년 대선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는 이번 10월 재보선이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