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당대회] 여,‘자폭 전대’로 ‘분당’?

‘읽씹’·사천·댓글팀 논란에 ‘갈등 봉합’…‘두고 봐야’ 한동훈 측, “원희룡 후보의 계속된 거짓 마타도어” 나경원, “편파공천 없도록 할 것”… ‘한·원’ 비난 ‘나·원·윤’, ‘총선 패배’… ‘한동훈 책임론’ 협공 정치권, ‘읽씹’ 대상 문자…“제출용 일기 같은 느낌?”

2024-07-15     전용상 기자

[뉴스엔뷰]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막가파식 자폭(自爆) 전대로 흐르며 당 분열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을 시작으로 제22대 공천관련 사천(私遷) 논란이 일고, 이어 이제는 댓글팀까지 소환되며 전대 이후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이 봉합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미 당 내부에서는 한동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갈등 봉합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세이기도 하다.

10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 등이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물론 앞에 놓고 보이는 것만 보고 읽는 단순한 분석이라면, 한 후보 입장에서는 당대표로 당선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을 넘어 홀로서기를 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서 각자도생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그렇게 보자면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논란은 한 전 위원장이 이미 윤석열 대통령 품을 벗어났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 여사의 문자를 5번이나 답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을 이유로 든다.

결국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이를 총선 패배로 연결하고, ‘한동훈 책임론을 초식으로 펼쳐가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물론, ‘읽씹대상의 문자에 대해 제출을 위한 일기쓰기라는 등 정치권의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들 당대표 후보들은 한동훈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소재로 사용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마음을 잡으려 하고 있다.

장관시절 양평고속도로 문제로 국회의 도마에 오르기도 한 원희룡 후보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에 대한 우려는 대통령과의 관계 파탄으로 민주당 탄핵 공세에 우리가 원팀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핵심이라며 우리는 2015~2017년에 이미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즉 원 전 장관은 2015~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의 상황과 분열을 소환해 윤 대통령 부부의 지원과 지지 세력 활용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한 갈라치기를 단단하게 표면화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뱉기도 하면서 그는 또,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읽씹논란이 다소 수그러드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공천 사천 논란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즉 공천관련 비례대표 공천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실 쪽은 다 배제된 상태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을 비롯해 5명 내외가 폐쇄적으로 논의했다는 게 사천 의혹의 요지라고 할 수 있다.

원희룡 후보는 11일 페이스북에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감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를 거론한 뒤, “‘사실무근한동훈 후보님, 거짓말이 들통나면 후보직 내려놓으시겠습니까?”라고 공세를 펼쳤다.

원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 이번 총선과 같은 밀실공천, 듣보잡공천, 사천을 완전히 없애겠다면서 상향식 공천 도입을 약속했다.

총선 공천 사천 논란을 겨냥한 공세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동훈 후보는 11일 페이스북에 마치 노상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를 제가 당원동지들과 함께 변화시키겠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시작캠프도 논평을 통해 원희룡 후보의 계속된 거짓 마타도어들에 답한다면서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원 전 장관은 전국 학력고사 수석을 차지한 수재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재명 대표를 악마화 하는데 사용했던 정확한 혐의 표현 없는 허공던지기 병법을 시전 해 듣고 보는 자에 의한 형상 각인화를 구사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중국 무협소설을 예로 말하기도 한다.

나경원 후보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만들어 더 이상 밀실공천, 계파공천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지역 당협위원장 앞에서 대놓고 특정 후보 공천하겠다고 했던 김경율 사천논란도, 지역에서 열심히 밑바닥 다진 당협위원장 몰아내고 유력 인사 공천한 원희룡 공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모두 없어질 것이라며 한동훈·원희룡 두 사람을 싸잡아 비난하며, 여성이 당 대표에 오르기 쉽지 않은 보수에의 상황에 놓인 자신의 입지를 굳혀나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댓글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스스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사팀의 일원이라고 주장을 한 것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게 사실이 아니면 고소하라고까지 말하며, 강력한 대척점의 위치를 확보한 듯 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장 전 최고위원에 있어서는 현재의 상황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정치력과 세력 확장에 더 좋은 재료일 순 없는 형국인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 각종 고소·고발, 정정보도, 또는 장관직을 거는 등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던 한동훈 후보가 장 전 최고위원의 폭로에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보아온 한 후보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당장 고소·고발 등을 통해 자신과 무관함을 강조할 텐데, ‘사실무근이라는 정도의 소극적인 입장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성팀인 댓글팀 운영이 불법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조작 혐의로 관련자들이 공직선거법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원팀캠프 공보단은 14일 논평을 통해 댓글팀을 인간 드루킹가동으로 몰아가며 한동훈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공보단은 언론학 박사이기도 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 자료 관련 기사를 인용해, 네이버 계정 24개로 작성된 6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한동훈 지지 댓글, 네거티브 대응, 정적에 대한 공격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언급했다.

오탈자, 띄어쓰기까지 100%로 동일한 댓글도 있고, 내용의 방향성이 매우 유사하고, /분 단위로 작성된 것으로 보아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보단은 댓글단 운영이 사실이라면 야당의 한동훈 특검법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며 이런 사법리스크에 노출된 당대표가 야당과 제대로 싸울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후보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직답을 피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당대회가 문자 읽씹’·사천·댓글팀 논란 등 갈수록 파괴력이 큰 논란거리들이 등장하면서 자폭 전대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등 여권은 전대 이후 친윤계와 친한계의 분당을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정치병법약속대련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보면 이미 고인이 된 - ’ “두 전직 대통령의 대련그들만의 리그였던 역사가 재연되지 말란 법도 없다는 말이 정치권에선 회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