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국타이어 압수수색…공정위 고발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 사익 편취 의혹 등 계열사 생산장비 고가매입 등 부당지원 혐의
[뉴스엔뷰] 검찰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4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집무실을 포함한 한국타이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한국프리시전웍스(MKT) 등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3곳과 관계사 1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압수수색은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에 따른 것으로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옛 MKT)로부터 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 장비인 ‘타이어몰드’를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며, 과징금 80억300만원과 검찰 고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MKT의 영업이익으로 귀결된 타이어몰드 고가 매입 행위와 관계된 그룹 내 ‘신단가 정책’ 관련 자료 확보 목적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이 같은 부당지원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조 회장 등의 배당이익으로 연결된 구조에 주목, 조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했다.
한국타이어는 자사에 타이어몰드를 장기간 납품해온 MKT에 대해 2009년 7월부터 인수 작업을 추진했고, 당시 MKT홀딩스를 설립해 인수하는 방식으로 2011년 10월 한국타이어그룹에 MKT를 정식 계열사로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MKT홀딩스 지배구조는 한국타이어 50.1%, 조현범 회장 29.9%, 조현식 고문 20% 순으로 오너 일가가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MKT 계열 편입 이후부터 2013년까지는 기존 단가 체계를 유지한 채 거래 물량을 계속 늘렸고, 이에 따라 MKT 영업실적은 한국타이어가 인수하기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2월 한국타이어는 MKT가 매년 40% 이상 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신단가 정책을 만들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MKT 영업이익률은 한국타이어 지원을 받기 전인 2010~2013년, 연평균 13.8% 수준이었으나 한국타이어가 MKT를 집중 지원해줄 당시인 2014~2017년에는 연평균 32.5%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MKT가 벌어들인 이익은 고스란히 MKT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 상환과 MKT 주요주주인 조현범·조현식 오너 일가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MKT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매출과 이익을 몰아준 배경에는 MKT 지분 29.9%를 조 회장이 보유했으며 조 고문 지분율도 20%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한편 검찰은 압수물을 통해 신단가 정책 실행 과정에 조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시·관여했는지 등을 들여다 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