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 경제 불확실성 확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 원유 트레이더들은 국제 유가 선물 가격이 2008년 최고치 기록에 도달 이후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엔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 원유 트레이더들은 국제 유가 선물 가격이 2008년 최고치 기록에 도달 이후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3월말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 역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를 전제하고 연말 유가가 1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2%(3.72달러) 오른 119.40달러를 기록했고, 전날 130.50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역시 전날 밤 배럴당 최고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 4.1%(4.87달러) 상승한 122.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가 빠른 속도로 이상 급등하면서 정유관련 정책도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직전인 지난해 11월 11일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810원를 이미 넘어섰고, 전국 휘발유 최고가 지역은 제주도로 L당 1천951원을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가 서울보다 먼저 지난주 L당 1천900원대를 돌파했다. 전국 최고가 주유소는 서울 중구 SK에너지 서남주유소로, 현재 L당 2천779원을 기록 중이다. 서울 용산구 GS칼텍스 서계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L당 2천770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이와 관련해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는 추세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주요 광물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기준 광물종합지수(2016년 1월=1000)는 3747.74로 한주 전보다 13.3% 상승했다. 이 수치는 최근 3년간 평균 수입 규모 상위 15개 광종을 산업적 중요도와 수입액에 따라 가중치를 둔 지수다. 뿐만 아니라 유연탄(연료탄) 가격이 t당 359.80달러로 50.7% 상승했다. 이외에 철광석(6.0%), 우라늄(12.9%), 구리(2.5%), 아연(6.7%), 니켈(7.9%)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해당 관계자는 “러시아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석탄 등의 대외 수출 차질 우려 속에 3월 1주차 국제유가가 전주 대비 배럴당 26.3% 오르면서 상승 폭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심화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3.7% 오르면서 최근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2.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6% 상승했는데,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의 기여도가 1.44% 포인트에 달했다”면서 “지난달 물가 상승분 중 40%가량이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가격이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