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두테르테의 권력연장 꼼수

두테르테는 자신의 다바오시 시장인 자신의 딸, 사라의 대선 출마를 암시하면서 “권력 이양을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두테르테 부녀는 다바오 시장과 부시장 자리도 주거니 받거니 한 바 있다.

2021-10-05     김진수 기자

[뉴스엔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필리핀에서 반인도적인 행위를 일삼던 두테르테의 부통령 불출마 및 임기 후 정계 은퇴에는 정권 연장의 ‘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필리핀에서 반인도적인 행위를 일삼던 두테르테의 부통령 불출마 및 임기 후 정계 은퇴에는 정권 연장의 ‘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제공

두테르테는 자신의 다바오시 시장인 자신의 딸, 사라의 대선 출마를 암시하면서 “권력 이양을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두테르테 부녀는 다바오 시장과 부시장 자리도 주거니 받거니 한 바 있다. 아버지가 다바오 시장이던 2007년 딸은 부시장이었고, 2010년 아버지가 시장 3연임 제한 규정에 걸리자 딸이 시장, 아버지는 부시장 자리로 바꿔 앉은 바 있다. 이후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서 딸은 시장 자리로 복귀하고 부시장 자리는 두테르테의 장남이 차지하기도 했다.

두테르테의 정계 은퇴 선언에는 최근 나빠진 여론이 주요했다는 것이 해외 언론의 분석이다. 두테르테 정부는 지난 5년간의 통치 기간 동안 시민들의 참된 자유와 민주주의를 박탈해왔으며 정부에 저항하는 시민, 법조인, 인권옹호가, 목회자 등 수많은 이들을 대량 학살해왔다.

또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마약과의 전쟁’ 단속과정에서 발생한 ‘반인도주의 범죄혐의’와 관련 예비 조사를 받았고, 불법적으로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재판부에 의해 정식 조사 개시가 요청된 상태다. 그리고 바로 지난 9월 ICC 공식 조사 승인이 발표된 바 있다.

현재 외신들은 두테르테 부녀의 대통령직 연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현재 대선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라 시장 측은 대선 출마에 대해 ‘노 코멘트’라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대선 도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다바오 시장이었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막판에 대선전에 뛰어든 것처럼 사라 시장 역시 그럴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국제민주연대는 “두테르테의 이 같은 행위는 ICC 조사과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뿐 아니라 그의 지난 5년간의 폭압정치를 연장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민주화를 위해 오랫동안 필리핀 민중들과 함께 싸워온 한국의 시민사회는 두테르테의 폭정을 끝내라는 필리핀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 지지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테르테의 권력 연장을 두고만 보는 것은 필리핀 민중들의 고통과 불행을 유예하는 것과 같다”면서 국제 사회의 두테르테 부녀의 불법성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