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위선이 만든 16개월 아이의 죽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애당초 전시적인 목적으로 아이를 입양한 것이다. 남한테 보이는 것에 무척 신경 쓰는 사람이다. 아동학대를 일삼는 부모 중에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도 희생적인 엄마로 보이고 싶어한다. 욕망이 무지하게 크지만 동시에 자기 밖에 모르기 때문에 희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228호 뉴스엔뷰] 입양 후 사망한 16개월 정인이 사건을 검찰이 살인이 아닌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한 것과 관련,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활동가들이 서울남부지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만난 배문상(50) 활동가는 이번 정인이 사망사건을 ‘계획 살인’으로 정의했다. 그는 “아이가 응급실에 실려와 심폐소생술을 받는 와중에도 입양모는 어묵을 공동구매하는 등 태연하게 행동했다”면서 “시뮬레이션 같은 것이 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측 된다”고 주장했다.
배 활동가는 “일반적으로 아이가 다치거나 죽으면 슬퍼하고, 최소한 당황해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 아닌가”라면서 “5월부터 세 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졌고, 입증자료 부족으로 처벌 받지 않으면서 이들은 정인이가 죽어도 빠져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동학대치사라는 건 욱하는 성격에 의해 벌어질 때를 말한다. ‘실수’라는 영역에서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인이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상습적인 학대에 시달렸고, 생명이 꺼져가는 와중에 가해자 부부는 태연했다”고 말했다. 입양 부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죄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현재 가해자는 아이를 집어던졌을 뿐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흉기 사용은 성인 관점에서 볼 때 쟁점이다. 성인에게 대향력이 전혀 없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어른의 모든 신체기관은 흉기가 될 수 있다”면서 “정인이는 16개월 밖에 안됐고 심지어 영양실조로 생후 5개월 정도의 몸무게 밖에 나가지 않았다. 그런 아기를 집어던졌다면 바닥도 흉기다. 7군데 뼈가 부러지고 모든 내장이 끊어질 정도로 처참한 몰골로 만든 건 살인 이외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인이는 가해자 부부가 사랑으로 데려온 것이 아니라 첫째 아이와 놀아줄 대상으로 입양했다”면서 “하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정인이가 첫째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으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한 TV도 출연하고, 주변에서 받은 관심은 놓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감당은 안되고, 주변 시선도 의식해야 하고, 이렇게 학대가 시작됐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뉴스엔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부 중 한 사람의 아버지가 목사고 두 사람 모두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이 두 사람이 미국에 있을 때 아이를 입양한 한국의 모 연예인이 그들이 다니는 교회 특강에 왔다고 한다. 그를 보면서 둘은 ‘우리도 아이 낳지 말고 존경받는 저 사람들처럼 입양을 하자’고 생각했고 계획과 달리 임신을 했지만 입양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애당초 전시적인 목적으로 아이를 입양한 것이다. 남한테 보이는 것에 무척 신경 쓰는 사람이다. 아동학대를 일삼는 부모 중에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도 희생적인 엄마로 보이고 싶어한다. 욕망이 무지하게 크지만 동시에 자기 밖에 모르기 때문에 희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 TV에도 나오고 주변의 칭송도 자자하게 받고 아이가 2명이라는 이유로 대출도 받았다. 여러모로 입양된 아이가 자신에게 큰 이득으로 작용했던 것”이라면서 “만약, 파양하게 되면 자신의 공적들이 날라가는 거다. 자신의 이중성에 늪 같이 빠졌고 자기희생을 못 하면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획범죄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획적이기 보다 원래 성격에서 왔을 것”이라고 이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애당초 아이를 키울 생각이 없던 사람이 무리하게 입양까지 하면서 이득을 쫓으려고 했던 건데 양육이 부득이하게 희생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학대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