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립행보, 여-야 ‘혹시, 우리?’

2012-09-25     전용상 기자

[뉴스엔뷰 동양경제] 안철수 대선후보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 행보를 하고 있어 정치권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이는 안 후보가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중간 지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안 후보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이 사실상 야당 후보로 분류하고 있으나 안 후보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안 후보는 현재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는 한편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여야의 '중간 지대'를 고수하고 있다.


 

▲     © 대선주자들


 

이는 안 후보 자신에게 향하는 검증의 칼끝을 피하는 한편 중도적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나아가 자신이 강조하는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물론, 현재 안 후보의 선거캠프는 민주당 사무총장 출신의 박선숙 총괄본부장을 중심으로 실무진 대부분 민주당 소속인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4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과거사 사과 발언에 대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안 후보는 또한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진정성이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그는 대선출마를 선언 한 다음 날인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며 모두 예를 갖춰 헌화하고 방명록에는 똑같이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선언 후 일문일답 때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으나, 야권단일화 방안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정치쇄신'과 '국민의 동의'를 밝혔다.


안 후보의 모호한 답변에 대해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박선숙 본부장에게 "정치 쇄신을 하면 새누리당과도 연대할 수 있나"라고 질문도 했으나 박 본부장 역시 대답을 회피했다.


안 후보도 문재인 후보와의 야권 주자 회동이 아니라 박 후보를 포함한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안 후보의 여야, 진보와 보수 등 특정 정당이나 성향에 치우치지 않는 행보에 대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은 모두 안 후보의 정책이 자신들과 가깝다고 말하고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측은 안 후보의 안보, 대북관 뿐 아니라 경제정책도 자신들과 거의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최근 기자들에게 "성향 상으로 봐선 당장 우리 쪽에 데려다 공동선대위원장을 시켜도 될 수준"이라는 농담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주당 측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 등 대부분의 정책이 민주당 정책과 거의 똑같다고 보고 있다.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안 후보가 우리 정책을 베낀 것 아니냐. 표절일리는 없으니 우리와 같은 생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안 후보는 중립행보를 통해 여야진영의 예봉을 피하는 한편 대선과 관련한 부분에서 실리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한편 안 후보는 25일 정책네트워크 포럼 '내일'의 2차 회의를 열고 복지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정치 쇄신을 위한 포럼 '소통과 참여를 위한 정치혁신 포럼(약칭 정치혁신 포럼)'도 발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