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체제 붕괴, 지형변화 신호탄 쏴
[2010 정치분석] ② 2010 지방선거
2010-12-29 전용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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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치일정 가운데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였다. 특히 선거 결과 민심의 향배가, 기존 여권에서 야권으로 크게 이동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 지형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는 기존 행정부는 물론, 여의도로 대표되는 입법부에 풀뿌리 권력으로 일컬어지는 지방권력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여온 한나라당 중심 체제의 몰락을 의미한다는 것.
이는 한나라당이 2002년과 2006년 선거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대부분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지형을 일거에 허무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지난 선거의 참패로 한나라당은 권력의 발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권력을 야권에 내부면서 어려운 정치 환경에 처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것은 다시 말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책을 일사분란하게 추진하던 것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4대강을 둘러싼 해당 지방정부와의 마찰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전대 지방정부까지는 자치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이 동일해 단체장의 독주가 일부 가능했었으나 이번 경우, 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으로 단체장의 독주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선거를 통해 드러난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의 결과를 살펴보면 광역단체장 소속 정당과 광역의회 다수당이 상이한 곳이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충남, 경남, 강원, 제주 등 모두 7곳으로 이로 인해 서울시는 무상급식을 두고 오세훈 시장과 시의회의 대립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여권의 입장에서 더 문제시되는 이유는 해를 거듭할수록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지방권력의 구도가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도 각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당장 이 대통령의 국정 운용에도 적지 않은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향후 2012년에 예정된 두 선거는 이른바 '한나라당 對 비한나라당'의 대결이 격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서 속단이 다소 이르다고 해도 한나라당의 고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는 기존 국가의 3대 권력을 모두 손에 쥐었던 한나라당의 독주체제가 붕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써 정치권은 2011년 새로운 정치지형의 형성이라는 또 하나의 도전을 맞게 됐다.
연재순서
① 지지율로 본 MB
② 2010 지방선거
③ 지지율로 본 여야 구도
④ 선호도로 본 대선 경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