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VS릴…'규제 사각지대 안에서의 경쟁'
[뉴스엔뷰] 신종 전자담배인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 이후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세금이 인상된 가운데 2일 본지 취재 결과 해당 시장의 경쟁사인 KT&G와 한국필립모리스가 각각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의 일반담배 대비 유해 물질 수에 대한 입장이 달랐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지방세를 대폭 올리는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해 그간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던 일반 권렬 세율의 52%에서 82%로 상승하게 됐다. 이에 기존 한 갑 1739원이던 전자담배 세금이 올해부터 2986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부과 논란은 유해물질 성분에 대한 궁금증부터 출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일각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도 유해하니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신종 전자담배에 함유된 유해물질 성분은 일반 담배보다 적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말을 인용하면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된 아이코스(2016년 6월 출시)를 이용해 분석법 개발과 시험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코스 판매사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사들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적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기된 성분을 제품 구매할 때마다 눈으로 확인할 수는 있을까.
궐련형 전자담배 포장지에는 일반 담배와 달리 니코틴, 타르 함량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제조업자와 수입업자는 담배 한 개비의 ‘연기’에 포함된 주 성분과 함유량을 담배 포장지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광고에 표시해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는 ‘연기’가 아닌 ‘증기’가 나온다는 이유로 규제를 피해가는 것이다.
작년 말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소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에 따르면 아이코스 배출 성분 분석 결과 아이코스에서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이 검출됐고 아크롤레인과 크로톤알데히드, 벤즈안트라센 등의 유해물질도 검출됐다.
이에 더해 국립암센터 가정의학클리닉 서홍관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업체에서 유해성분을 거의 90%이상 제거했다고 했으나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며 “필터담배·저타르담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선제적으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아이코스 전용담배 히츠의 소비자 가격을 200원 더 올려 일반담배와 같은 수준인 4500원으로 책정했다. 타사의 경우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해 논의 단계다.
2일 KT&G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핏도 세금 인상 적용으로 가격인상 논의 중이다. 경쟁사 제품 아이코스 히츠의 인상된 가격도 고려해 책정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아이코스 히츠의 책정 가격 4500원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맞다는 셈이다.
또 유해물질 성분, 함유량 사측 파악에 대해서는 “일반 담배와의 성분 비교나 타르 등 함유 물질들에 대한 수치 자료 등은 갖고 있으나 기업에서 측정하는 수치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계 당국에서 기준을 요구하면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지가 수치 자료 공개 요구를 하자 공개는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
KT&G 관계자는 또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라는 주장에 대해선 한국필립모리스의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사 제품은 고객의 편의성을 중점으로 출시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당 시장 1위 점유율을 달리고 있는 아이코스 판매사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이 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라는 사측의 주장은 과학적인 자료를 토대로 말한 것”이라며 “타사의 경우 해당 연구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종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분류되도 제조업체가 다르면 전자기기 사용법등도 달라 유해물질 수치 결과가 다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