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상표권 둘러싼 갈등 ‘답보상태’
박삼구-산업은행 법정 소송전 예고?
[뉴스엔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KDB산업은행의 ‘금호’ 상표권에 대한 갈등이 답보상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와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측에 상표권 사용 협조 문서를 보냈지만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는 후문. 지난 9월 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박 회장 간 구두 합의 내용을 문서로 남기기 위해 금호타이어는 10월 26일, 산업은행은 11월 2일에 연달아 협조 문서를 보낸 상태다.
문서엔 ‘금호타이어’라는 상표권을 무상 양도하고 ‘금호’ 관련 상표권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박 회장의 상표권 포기 발언이 무상 사용을 약속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채권단은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을 진행할 당시 상표권 사용료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금호산업 측의 입장은 다르다. 당시 박 회장이 구두로 약속한 건 상표권을 영구히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의미일 뿐 무상 사용이나 양도를 약속한 바 없다는 것. 이를 두고 재계에선 박 회장 측이 사실상 상표권 문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상표권 문제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만큼 산은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금호 측 입장이 강경하면 산은과 금호산업 간 법적 소송전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고 귀띔했다.
한편, 채권단은 자율협약안 발표 시까지 박 회장이 이렇다할 협조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1월로 예정된 ‘금호’ 상표권 소송 결과가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재매각 과정의 새로운 국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