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뒤통수 치는 안심번호 사업자

2017-10-16     김소윤 기자

[뉴스엔뷰]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이 16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현대 홈쇼핑 등 총 10개의 홈쇼핑업체와 G마켓 등 6개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활용하는 안심번호서비스의 비용을 택배 기사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안심번호서비스 도입을 홍보하는 한 업체 = 뉴시스 제공

안심번호란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소비자를 위해 설정되는 1회용 전화번호로 택배기사는 ‘050’으로 시작하는 임시번호로 전화를 걸게 된다.

안심번호서비스의 통화료는 1분에 30원으로 일반 통화료 통화료인 1분에 14원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셈이다. 또 무제한통화가 제공되는 요금제를 써도 별도의 통화료가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택배기사가 부담하는 이유는 안심번호 서비스를 활용하는 쇼핑몰 업체들 모두가 안심번호 사업자에게 단 한 푼의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해당 계약 내용에 서비스 이용시 쇼핑몰이 지불해야 하는 별도 통신 비용이나 수수료가 없다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한 매체에 따르면 택배 기사들은 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채로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심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 숙박 어플 업체는 안심번호서비스 도입으로 ‘고객정보보호강화’를 했다고 밝히며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한다. 안심번호 발신시 부과되는 요금 등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안심번호서비스를 이용하는 카카오택시의 택시기사도 안심번호로 발신하여 탑승 고객의 위치를 확인한다. 카카오택시는 정 의원에게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비용 전가 행위로, 홈 쇼핑 업체가 안심번호 제공 서비스에 따른 원가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이익제공 강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업들의 횡포인 만큼, 법적 재제 조치와 개선 방안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심번호 사업자들은 자신의 안심번호 서비스를 이용해줘야, 접속료를 통한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서로 더 많은 홈쇼핑·온라인 쇼핑몰과 계약하기 위해 역리베이트가 발생 가능하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