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여성 리더십, 아직은 이르다"

2012-06-18     조효정 기자

[뉴스엔뷰 동양경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21세기 대한민국 국가대혁신'을 주제로 발언하며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란 이유로 리더십을 가지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 의원은 이날 회견 도중 '정치발전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으로 여성의 리더십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나라가 통일돼 평화로워진 후라면 몰라도 아직은 (여성 리더십을 얘기하기엔) 시기가 이르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고, 지금 북한은 호전적인 젊은 지도자가 통치하고 있어 우리 현실에선 아직 국방을 책임지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며 "흔히 여성적 리더십이라고 하는 부드러움과 섬세함의 리더십은 내가 말한 '인간적 리더십', '사람 향기가 나는 리더십'에 포함돼 있다"며 "여성만이 가진 리더십을 말하는 건 (우리 현실에서)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당내 유력 대선주자이자 여야 주요 주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이 의원은 자신이 공약으로 제시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고위공직자들의 부패 문제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대표부 설치' 및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 구축', '공동체적 시장경제' 실현을 통한 양극화 해소 등 '국가 혁신 5대 방안'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우뚝 선 부유하고 깨끗한 나라로 만들려면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대한민국은 제2기의 번영, 평화, 부유를 누려야할 시점에 와 있다. 이를 위해선 그동안의 권력적 리더십보다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사람 향기가 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난 내 정치적 삶과 인간적 삶의 모두를 걸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의 종북(從北) 논란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고, 우리 헌법도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이념에 어긋나는 진보적 가치로 대한민국의 가치를 파괴·훼손해선 안 된다"며 "종북이란 가치는 용납될 수도, 행동으로 용인될 수도 없다. 진보적 사상을 가진 건 관계하지 않지만,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 나타난다면 사법적 제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 10년간 '햇볕정책'이란 이름으로 우리가 북한에 많이 지원했는데, 현 정부 들어 핵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로 되돌아왔다"며 "이명박 정부는 상호주의 원칙 아래 '(우리가) 지원한 만큼 (북한이) 개방·개혁하고 대남 적대정책을 버려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지원이 없다'는 정책으로 일관해와 안보가 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현 시대에 맞는 것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경색된 관계를 풀기 위해 먼저 북한에 대표부를 제안하겠다. 평양과 서울에 각각 남북한대표부를 두고 평화 공존 문제를 논의하고, 북핵 등의 문제는 6자회담에서 다루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을 한미연합사령부에서 미국인 사령관과 한국인 사령관 가운데 누가 갖는 게 옳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엔 "현재까진 미국인 사령관에 있는 게 맞지만, 국내 상황 변화에 따라 궁극적으론 한국이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특임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작년 7월 일본 자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의 독도 방문 시도를 반대한 배경에 대한 질문엔 "그들은 '일본 땅인 독도를 우리가 잘 관리하는지 보러 오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에 대해 가만히 있으면 주권국의 장관이라고 할 수 있냐"면서 "주권국에서 이보다 더 큰 주권 침해, 모욕이 있나. 지금도 (자민당 의원 입국 반대는) 잘한 일이고 과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대학교 1·2학년 때인 지난 1964~65년 굴욕적인 한·일 회담에 반대하다 제적당했는데 그때도 대학생들의 주요 이슈가 독도 문제였다"며 "그때 우린 이해할 수 없는 흥정에 분노해 데모를 했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당시 한·일 회담 반대 학생운동이 계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