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시작부터 우여곡절을 겪은 롯데월드타워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루머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추진 중이던 명품관 조기개장까지 불투명해져, 먹구름이 드리운 채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롯데월드타워는 서울시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 8만 6,500여 평 부지에 공사가 진행 중인 123층, 555M 높이의 복합단지로 6성급 호텔, 쇼핑몰, 오피스텔,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완공되면 국내 최고(最高)의 마천루가 될 것이다.

▲ ⓒ뉴시스
롯데월드타워는 1987년 구상돼, 1994년 ‘제2롯데월드’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기 시작했고 항공기 안전 문제로 국방부와 마찰을 빚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9년 본격적으로 착공했다.

공사에 자동 상승 거푸집을 도입해 중앙의 코어월과 건물 외벽에 설치된 메가칼럼이 비슷한 높이를 유지하며 올리고 각 층을 철근으로 엮는 방식으로 계획됐으나, 40층 공사 후 메가칼럼을 맡은 하청업체의 도산으로 이후로는 공정이 바뀌는 등 메가칼럼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겨, 코어월과 메가칼럼 간의 높이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고 공기 또한 늘어났다. 이러한 공정은 정밀성을 요구해 코어월과 메가칼럼의 높이를 비슷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코어월과 메가칼럼 사이에 20층 가량 거리가 벌어진 2013년 6월, 43층에서 작업 중이던 자동상승거푸집 구조물이 추락하며 6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 전부터 메가칼럼에서 균열이 발생해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캐주얼동 11층에서 철제 파이프가 지하철역 입구에 떨어져 행인이 다치기도 했고, 올해 2월에는 47층의 자재보관용 컨테이너 박스에 용접 불꽃이 옮겨 붙으며 화재가 발생해, 크지 않은 피해에도 불구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달여 만인 지난달 캐주얼동 12층 옥상에서 배관작업 중이던 작업자가 냉각수 배관 폭발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지난 27일 경찰이 하청업체 현장소장을 불구속입건하고 현재 조사 중에 있다.

약 1년여의 기간 동안 4번의 사고가 발생한 롯데월드타워는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동안 근방의 석촌호수가 호수물 15만톤이 사라지며 수위가 0.7M 낮아지는 현상이 포착돼, 소위 ‘싱크홀 루머’가 확산되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기초공사를 위해 땅을 파는 과정에서 지하 암반층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유출됐고 빈 공간에 호수물이 유입되면서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이 발생, 건물이 붕괴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여기에 롯데측에서 한강물을 끌어다 석촌호수를 채우게 되면서 이러한 사실을 은폐하려한다는 의혹 섞인 시선까지 받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프로텍션 스크린 시스템 같은 추락 방지 등 설비를 2중 3중으로 설치했다. 스프링클러 16만개와 3만개가 넘는 화재 감지기를 설치해 화재에 신속히 대응하고 피난안전구역을 마련할 예정이다. 통합방재실을 설계 당시부터 감안하고 설치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감시하고 있고, 핫라인을 구축해 재난, 화재 등이 발생할 경우 소방서에 자동으로 연락되고 건물 내에 안내 방송이 나오게 돼있다”라고 밝혔다.

또 싱크홀 등의 루머에 “석촌호수로부터 물이 새는 것을 막 위해 차수벽을 3중으로 석촌호수 바닥보다 더 깊은 암반까지 설치해 외부로부터 지하수 등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라며 “석촌호수는 자연증발 및 강수량, 모래층 흡수에 따라 자연적으로 수위가 변하고, 본래 당사와 롯데물산이 석촌호수 관리자이기 때문에 수위가 낮아지면 한강물을 끌어왔다”라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롯데월드타워가 견고한 암반 위에 지어지기에 석회암 지반에서 주로 발생하는 싱크홀 등의 문제는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교통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아 혼잡한 잠실역 부근이 롯데월드타워 공사로 더 불편해졌고, 완공 후에도 이용객이 몰려 교통대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볼멘소리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강감창 서울시의원은 제2롯데월드 교통영향평가 보고서를 분석하고 주요 교차로통과 소요시간이 잠실역사거리는 107.4초에서 152.1초로 41.6%, 잠실대교 남단의 경우 53.7초에서 121.6초로 126.4% 증가하며 석촌호수주변 및 송파구청일대는 D급에서 E급으로, 잠실3사거리는 E급에서 F급으로 악화될 정도로 교통서비스가 열악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월드타워 공사에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잦은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로 완공을 서두르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는 공정이 까다로워 건축비가 일반 건물의 3배 이상 소요되는 등 총 3조 5,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비해 완공 후 들어설 명품관, 쇼핑몰, 호텔, 영화관 등은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등 잠실에 위치한 기존 사업과 겹쳐져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롯데월드타워가 신격호 명예회장의 최대 숙원 사업으로, 올해 93세인 신 회장의 생전에 완공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서는 신 회장이 과거 해외에서 초고층건물을 보고 마천루 건설을 열망하게 됐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하고 일본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직접 제2롯데월드 건설을 꿈이라 밝히기도 해,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린다.

더불어 롯데물산측은 5월을 목표로 롯데월드몰에 들어설 명품관 ‘에비뉴엘’ 잠실점 등 쇼핑몰의 조기개장을 추진해왔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다. 이에 대해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되는 최근 상황으로 ‘안전’이라는 화두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서울시에서 ‘임시사용’을 부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소문이다.

지난 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사현장을 찾아 사고 방지 대책 및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소방훈련을 참관하며 “소방 및 건축법 준수여부, 교통문제 등 모든 측면에서 엄격한 점검을 할 예정”이라면서 “그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고 하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고 공사 중단 검토를 언급한 바 있다.

▲ ⓒ롯데물산
롯데물산측은 “교통 문제는 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하고 4,500억여 원을 투자, 서울시와 협의해 사업을 진행 중이며 잠실지하차도는 완공이 됐고 잠실역 버스환승센터는 곧 착공할 것이다. 첨단교통안내 시스템 도입을 진행 중이며 인근지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라며 “교통영향평가에서도 개선 사업 후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교통개선사업으로 16개 수도권 광역버스 노선을 수용하는 잠실역 버스환승센터, 지하철역과 연계하는 지하보행광장, 첨단교통안내시스템, 잠실길 지하차도, 탄천변 도로확장 공사,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등을 완공·진행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에비뉴엘 등) 6월 개장 예정이다. 서울시에 사용신청 후 승인이 떨어지면 일정이 정해질 것이다”라고 밝혀, 빠른 시일에 쇼핑몰이 조기개장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여년의 기다림 끝에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는 롯데월드타워가 사람들의 기대어린 시선과 우려하는 시선을 동시에 받으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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