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폭 지원or 출구전략 ‘딜레마’


<뉴스엔뷰>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무상급식관련 ‘주민투표’에 ‘시장 직’을 건 최종 승부수를 던졌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시장직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민투표와 관련한 오시장의 시장 직 사퇴는 이미 예상된 카드였다. 지난 12일 대선 불출마 선언이 있은 뒤,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다음카드로 서울시장직을 걸 것”이란 말이 돌았다.


오 시장이 꺼낸 사퇴카드에 여야를 막론하고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오 시장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나라당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 총·대선의 지형을 가를 서울시장직이기 때문이다.


▲     © 편집 조효정 기자


때문에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오 시장의 시장 직을 건 결정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투표결과 오 시장이 사퇴를 해야 할 경우에 대비한 출구전략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나라당으로선 이미 공중을 향해 던져 논 주사위인 주민투표의 정치적 파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펼쳐진 ‘미온적’ 지원에서 당의 전력을 절대적으로 쏟아 붙는 적극적 지원으로 전략을 수정하거나 아니면, “당과 더 상의를 해야 한다”거나 “사퇴를 철회하라” 혹은 “당과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부분은 용납이 안된다”는 등의 출구전략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으로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출구전략으로 당론을 결정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노린 부분도 출구전략을 세우기엔 촉박한 시간을 고려, 지원하기로 결정했던 부분에 ‘적극성’을 더해 달라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이 단독으로 투표참여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 때 이미 계획된 사안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 시장의 ‘한나라당 끌고 가기’ 전략에 한나라당은 불쾌하지만 ‘매달려 가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불쾌하고 다급한 한나라당의 모습은 홍준표 대표의 기자회견 취소에서도 나타났다.


홍 대표는 오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시장직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들자 예정돼있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홍 대표는 “신임투표가 아닌 정책투표”라고 만류하며 “시장 직을 걸면 중앙당에서는 밀어줄 수가 없다”는 의견으로 오 시장을 압박해왔던 것에 비추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변수다.


한나라당의 딜레마는 의원들의 트위터를 통해 나타났다.


오 시장을 지지했던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세훈 시장이 정책에 관련된 투표에 관해 시장직을 건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본다. 매우 안타깝다.시장직을 걸어서는 안되는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남경필 최고위원도 트위터에 “그만두는 것은 도망가는 것. 미달되면 그만둘 일이 아니라 홍준표, 손학규, 오세훈, 곽노현 4자 회담을 열어 타협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게 오 시장이 할 일이며 극심한 갈등을 봉합하는데 여야 정치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진퇴양난을 정두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적절하게 표현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 시장이 무상급식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건다네요. 쿼바디스 한나라”라며 딜레마에 빠진 당의 입장을 표현했다. ‘쿼바디스’는 ‘신이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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