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천억기업 中, 77.6퍼센트 해외에서 매출 올려


<뉴스엔뷰 강영준 기자> 중소기업청은 “2000년대 초반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우리나라는 한동안 ‘벤처 불모지’로 여겨졌으나, 조사한 결과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지난해 1천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기업은 3백15곳이나 됐다”고 밝혔다.



‘매출 천억원’은 중소 벤처기업들의 꿈이다. 1조원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디에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4천4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디에스는 삼성전자에 백라이트유닛(BLU)이란 디스플레이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LCD TV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의 38퍼센트는 디에스가 생산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LCD TV가 세계 시장 1위를 석권하자 디에스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디에스와 같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올린 벤처기업은 3개가 탄생했다. 1천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벤처천억기업’도 모두 3백15개에 달했다. 지난 2009년(2백42개)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73개나 증가한 수치다. 창업 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천억원대 기업 반열에 오른 벤처기업도 85개나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 가젤형 벤처기업은 모두 42개가 탄생했다. 슈퍼 가젤형 벤처는 3년 연속으로 매출이 20퍼센트 이상 급증한 기업을 말한다. 지난해(14개)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이 12개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종택 중기청 벤처정책과 사무관은 “IT분야와 모바일 산업 활황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슈퍼 가젤형 기업의 평균 매출은 2천2백43억원으로 다른 벤처천억기업(2천42억원)보다 높았다. 영업이익도 다른 벤처에 비해 2.2배 많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5.1퍼센트로 대기업(1.5퍼센트)과 중소기업(0.8퍼센트)을 압도했다. 바이오신약업체 셀트리온은 대표적인 슈퍼 가젤형 기업이다. 지난 2008년 8백36억원에서 1천4백55억원(2009년), 1천8백9억원(2010년)으로 3년 연속 20퍼센트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


빠른 성장세로 벤처천억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터치패널을 생산하는 이엘케이는 일자리 창출 우수상을 받았다. LG전자와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에 터치패널을 공급하는데, 일감이 폭주해 지난해 모두 1천2백5명의 직원을 추가로 신규채용했다.


벤처천억기업의 총 고용인력은 11만2천4백96명. 전년(8만9천7백49명)에 비해 25.3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평균 고용증가율(12.65퍼센트)도 대기업(2.26퍼센트)의 5.6배, 일반 중소기업(4.99퍼센트)의 2.5배에 달했다.


벤처천억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벤처천억기업의 총매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8퍼센트로 전년(4.49퍼센트)에 비해 24.3퍼센트나 증가했다. 특히 벤처천억기업의 전체 매출은 65조원가량으로 삼성(1백63조원), 현대차(96조원), SK(95조원), LG(95조원) 같은 대기업에 이어 다섯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성공요인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한 발 앞선 세계시장 진출에서 찾고 있다. 실제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2.8퍼센트로 대기업(1.5퍼센트), 중소기업(0.8퍼센트)보다 높았다. 슈퍼 가젤형 벤처의 연구개발 비율은 5.1퍼센트에 달했다. 이종택 중기청 사무관은 “연구개발 투자가 고속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벤처천억기업 가운데 무려 77.6퍼센트는 해외에서 매출을 올렸다. 해외에서 주로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42.6퍼센트에 달했다. 국내에서만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매출증가율(32.8퍼센트)에 비해 10퍼센트포인트 높은 수치다. 해외시장에 일찌감치 눈을 돌린 것이 빠른 성공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도 벤처천억기업으로의 성장에 디딤돌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천억기업 가운데 41퍼센트에 달하는 1백30개사가 평균 47억원가량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85개사가 업체당 평균 32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받았다. 또 77개사는 평균 2억7천만원가량의 정부 연구개발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영 중소기업청 벤처정책과장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도 기술혁신과 세계 진출을 하는 기업은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에도 보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벤처천억클럽에 신규 진입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벤처기업의 세계 진출 지원과 유망 중소기업 지원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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