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 발언, 존재 부각시키는 동시 박 전 대표와의 연대 타진 ‘분석’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박근혜대세론과 관련 충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회창 전 대표는 26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전례가 없을 정도로 지지율이 높고 그게 장기간 계속되고 있어 나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며 상당히 특수한 경우다"면서 "그러나 아직 상대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경쟁 상대방이 나타난 후에 과연 대세론을 따져야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한 후보자의 지지도를 가지고 대세론을 따지는 건 좀 이르다"고 일찍 부각되는 대세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     © 조효정 기자


이 전 대표는 전날(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상대 후보가 부각되기 전에 대세론이란 없다"며 "가장 유력한 후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세론은 상대방이 부각된 뒤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출마했던 대선과 관련해서도 “패장은 말이 없는 법이어서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나에겐 진정한 의미의 대세론이 없었다. 2002년 3월 민주당 광주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 이후, 지지율이 역전됐다(당시 경선 직후 중앙일보 조사 결과는 노무현 55%, 이회창 33.6%). 그 후 미군 장갑차 사건이 생겨 반(反)보수 광풍이 불었던 만큼 나에겐 대세론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1997년에는 이인제 당시 경기지사가 탈당하고 악전고투가 시작됐다. 여당이긴 했지만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오히려 이인제 후보를 지원한다며 여럿 탈당했다. 내가 대세론에 젖어있다 한방 먹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를 살짝 추켜세우면서도 대세론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직접 충고하고 나선 것은 정치적 선배인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박 전 대표와의 연대를 타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세론 ‘중심’이라는 관계와 세종시 문제에 같은 입장을 보여 온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는 오래 전부터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은 보수연합이든 야당연합이든 그렇게 안 간다. 우리 당은 우리 당의 깃발로 치른다. 총선이 끝난 뒤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게 되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이 인터뷰에서 말해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총선에서 지역구를 포기하거나 비례대표로 나서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자신의 지역구 출마 의지를 밝혔으며, 최근 박 전 대표도 이와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두 사람 모두 일찍 부상한 ‘대세론’과 ‘대세를 따르는 인물’들의 ‘인의 장막’이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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