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상의 ‘시시콜콜’


청문회를 보는 국민의 마음은 심란합니다. 아주 답답하지요. 공직인사청문회란 무엇입니까?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검증하겠다는 것 아닌가요? 공직자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 즉 도덕성, 중립성, 공정성, 직무전문성 등 일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청문회와 관련 낙마한 각료급 인사 후보자가 8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대부분 부동산투기, 탈루, 위장전입, 병역기피 등 도덕성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 도덕성은 인사청문회를 처음 실시한 고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고 노무현 정부를 지나 현 정부까지 청문회로부터 자유롭게 놓아두질 않습니다. 해당인사를 낙마시키는 단골 메뉴로 등장합니다.

 

그만큼 ‘도덕성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꼭 그렇지가 않다 는 게 문제지요.

굳이 깊은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다만 정치적 파장은 도덕적인 부분을 건드리면 그 폭발력을 극대화한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아마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을 준비하는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들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도덕적으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어디 있겠느냐?’일 것입니다. 이는 각 위원들이 소속된 당과도 의견을 같이하는 것이겠지요. 그만큼 도덕적인 부분을 건드리면 얻는 게 많아서 일 것입니다.

 

이를 이슈로 ‘정치적 재미’를 보는 부분도 상당할 것입니다. 심지어는 후보자를 낸 같은 당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재미는 이 ‘이슈’를 포기 안합니다.

 

그걸 정치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또한 알고 싶지도 않은 게 사실입니다.

 

다만 이 청문회를 보는 국민의 마음은 심란하다는 것입니다. 답답한 것도 사실입니다.

검증보다는 비방과 폭로만 일삼는 이런 청문회보다는 개선 가능한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보다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직 청문회만을 놓고 보자면 말입니다. 도대체 썩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모두가 ‘먹을 것에 환장해 진흙탕을 구르는 강아지’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지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청문회에 등장한 모두가 다 똑같은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또한 역설적으로, 썩어야만 고위 공직자의 자리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이것이 국민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청문회를 보고 있자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생각이 자꾸 듭니다.

 

청문회가 거듭될수록 정부에 대해 불신만 쌓여갑니다. 공직사회에 대한 미움이 깊어집니다. 국민의 대의임을 자처하는 국회에 대해서도 불만이 높아갑니다.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도 근심이 앞섭니다.

 

처음 청문회를 시작했을 때, 국민은 신선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정치 선진화가 비롯되었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글쎄요,

국민은 그저 ‘고침안면’(高枕安眠)만을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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