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법무장관 기용설 관련 “5년 전 한나라당이 한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이었던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5년 전 한나라당이 한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권재진 법무장관 기용설과 관련 심경을 토로하며 한숨을 날렸다.


날짜별, 인물별로 각 인물들이 쏟아낸 말들을 일일이 ‘~했고’로 주워 담으며 이어가는 그의 반박이 읽는 이의 기억을 새삼 되살려 준다. 전문은 ‘맹자’의 ‘이루편’을 시작으로 한다.
▲     © 사진제공, 정태근 의원


역지사지, <맹자(孟子)>의 이루(離婁)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말이다. ‘역지즉개연’은 처지나 경우를 바꾼다 해도 하는 것이 서로 같다는 말입니다. 한나라당은 아전인수(我田引水)하지 말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야 합니다.


2006년 8월 2일 시작해서 8일에 막을 내린 노무현 대통령의 문재인 법무장관 인사 파동시 한나라당의 지도부가 한 말입니다. 지금 읽어보아도 구구 절절히 지당한 논리이고 헌법정신이 진하게 배어있는 지적들 입니다.


2006년 8월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제는 실험적인 인사, 코드 인사는 없어져야 한다. 도덕적이고 능력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광폭인사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황우여 사무총장은 “법무장관은 법조계에서도 존경과 신망을 받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문 전 수석은 그런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는 전형적인 '코드인사'로 검토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현 정권의 실패는 국민여론을 무시한 '오기인사' 때문으로, 측근 챙기기 인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소란과 갈등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유기준 대변인 역시 “법무부 장관으로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이 거론되고 있는데, 더 이상 대통령의 오만과 오기로 국정공백을 초래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의 지지를 받는 현명한 선택을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 한다”능 말을 더했습니다.


8월4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형오 원내대표는 “무엇보다도 법무부장관은 다음번 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를 담당해야 될, 대선을 앞두고 중립성과 객관성, 도덕적인 능력, 무엇보다도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중략) 또다시 코드인사라든지, 오기인사라든지, 막무가내식 인사를 했다간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다.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고 이런 식으로 된다면 오히려 레임덕만 더욱 촉발될 것이라고 미리 말씀드린다.” 라고 했고 장윤석 인권위원장은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는 이병완 비서실장의 발언에 대해 “이것은 참으로 잘못된 헌법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장관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란 용어는 매우 잘못된 용어이다. 장관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 아니라 장관인사권은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라고 이야기해야한다. (중략) 대통령 인사권도 국민이 위임하고 국민이 준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인사권을 행사해야 된다. 그래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도 새로이 도입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새로운 헌법관과 헌법인식을 갖추고 오기와 독선을 버리고 헌법책을 다시한번 읽어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해주길 촉구한다. ” (중략) 대통령의 인사 파문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동안 언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를 8가지 인사라고 칭하고 있어서 정리를 해봤다. 첫째는 코드인사, 두 번째 돌려막기인사, 세 번째 회전문인사, 네 번째 보은인사, 다섯 번째 오기인사, 여섯 번째 낙하산인사, 일곱 번째 깜짝인사, 여덟 번째 땜질 인사라고 언론에서 평가를 하고 있다. 라고 대통령의 인사권을 헌법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이날 나경원 대변인은 “국정혼란과 정국불안을 초래한 코드인사에 대한 자성 없이 여전히 잘못된 인사방식을 고집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여론 재판을 당했다는 식으로 불평, 불만만 쏟아놓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비판했고, 김기현 제1정조위원장은 정책성명에서 "노 대통령의 제왕적 인사권 전횡은 이제 칼집에 넣어서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기준 대변인은 “문 전 수석의 임명강행은 될대로 되보자는 식의 오기이자 국정포기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에 대한 오기를 부리는 것이고 국민에게 더운데도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정신적 테러라고 생각한다. (중략) 지금까지 대통령 측근들은 대통령을 편하게 해줄지는 몰라도 국민을 고통과 시름속에 빠뜨린 사람들이다.”라며 정신적 테러라는 표현까지 동원하였습니다.


8월 5일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이정현 부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문재인 법무부 장관 카드를 포기하기 이전에 문재인씨 자신이 스스로 거부해야 대통령을 올바로 모시는 것이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와 측근과 동문과 정치적 신세진 사람 외에도 눈을 들어 찾아보면 그 자리에 적합한 훌륭한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누가 봐도 될만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중략) 음식도 편식하면 병나고 탈난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식단도 3년 동안 같은 음식만 먹었으면 이제 균형 잡힌 건강식단으로 변해야 한다. 코드 인사는 국민이 식상했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8월 6일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오찬이 있은 후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대통령의 인사권은 통제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절대권한이 아니라 민의와 원칙에 따라 행사돼야 하는 권한"이라 말했고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문재인(文在寅)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을 강행한다면 대통령이 귀를 막고 국민의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고 주장했고 박재완(朴宰完) 대표 비서실장은 "세종대왕 집권 32년간 임금의 인사권에 이의를 제기한 횟수가 174회에 달하고, 미국은 2001년 기준으로 대통령이 상원인준을 거쳐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이 1천125명에 이른다"며 "통치권력의 전횡에 대한 적절한 견제야말로 올바른 정부의 초석"이라고 주장을 덧붙였다.


그리고 나경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오찬 회동과 관련해 “여당 지도부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코드 인사’를 집단으로 인정해 주는 들러리를 섰다”고 맹공했다


8월 7일 유기준 대변인는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및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어떤 권력자든 국민여론을 거슬리는 것은 돈키호테가 풍차와 맞서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일이다. 거센 여론 저항, 불복종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중심에 야당이 설 것이고 양심적인 여당인사들이 보조를 맞추게 될 것이다. 정권 불행의 원인 될 것이고 크게 후회 할일이 될 것이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우선순위는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대통령 자존심이 우선이고 국민 여론은 후순위다.


8월 8일 이정현 부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법무장관에 문재인 수석을 포기하고 김성호씨를 내정하자 주요당직자회의 비공개 부분 및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쉬운 길을 너무 멀리 돌아서 왔다. 민심은 코드인사, 측근인사 보다 능력인사, 탕평 인사를 더 원한다. 측근 아니면 대통령은 불안하고, 불편하고, 미안할 것이다. 측근이 아니면 그러나 국민은 평안하고, 안심되고, 만족해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측근을 포기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발탁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측근 인사 포기만으로도 대통령은 이번에 큰 일했다.”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5년전 언론에 나온 한나라당 지도부의 발언이 왜 이리 생생하게 느껴질까요? 내일 만일 권재진 장관 내정을 강행한 후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이명박 대통령’으로, ‘문재인 민정수석’을 ‘권재진 민정수석’을로 바꾸어 어떤 논리로 반박이 가능할까요? 한숨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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