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의 신묘년] ① 여권

▲ 청와대의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차츰 치열해질 전망이다. 눈 쌓인 청와대 전경.     © 운영자
 
차기 대권을 향해 진군 중인 유력 주자들, 이름하여 잠룡들의 행보는 이번 신묘년을 맞아 더욱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부동의 수위 자리를 고수해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고공 행진이 올해도 지속될지는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몸풀기 들어간 박근혜
 
이는 올해가 이명박 정부 임기의 후반기 중, 사실상 막바지에 해당한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신묘년을 기점으로 당 안팎으로 박 전 대표에 대한 대항마들의 행보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표로선 차기 대권으로 가기전 먼저 당내 세력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부담은 적지 않다. 여기엔 그간 당내 주류로 전권을 행사해온 주류진영의 소위 '대항마론'이 급속히 파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서울시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경기도 김문수 지사 등이 속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당장 박 전 대표의 고공행진을 멈출 정도의 위력을 과시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향후 당내 대권 경쟁이 조기 과열될 경우, 사정은 급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한해 박 전 대표는 대권 경쟁에서 줄곧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도, 주변 세력들로부터 적지 않은 도전과 견제를 받아 왔다. 지난해 발표된 각종 여론 조사를 종합한 결과 박 전 대표는 12월말까지 평균 29.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는 경인년을 시작하던 1월과 비교한다면 큰폭의 하락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무려 38.7%라는 놀라운 지지율로 한해를 시작한 바 있다. 박 전 대표 측으로선 분발이 불가피해지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 진영이 대권 가도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국민적 지지율이 비록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당내 여타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하기 이전이라는 것. 일부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그간 담금질을 해온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의 행보가 한층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욱 이들 유력 주자로 꼽히는 단체장들의 세력 지형을 살피면 한나라당의 대권 구도는 한층 복잡한 양상이 될 가능성도 농후한데 오-김 양대 인사 모두가 한나라당 세력 균형의 한축인 수도권을 거점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친이의 반격, 성공할까?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는 "여권 내 친이세력이 오세훈 시장이나 김문수 지사 중 한명을 적극 지원하고, 수도권 의원 다수가 가세할 경우 이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수 있다"며 "지지율 판세에도 적지 않은 요동이 감지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권 경쟁이 인물간, 세력간 경쟁을 넘어 당파적 경쟁이라는 특징을 가졌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유력주자의 다수 보유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두말이 필요없이 한나라당의 고질적 구조인 '계파 갈등'을 말하는 것으로 자칫 잠재해 있던 여권의 내부 분열이 대권 경쟁으로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이는 비록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대권 수위를 달려온 박 전 대표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현행 한나라당은 지난 2007년 대선경선 과정에서 굳어진 이른바 '친이 대 친박'의 대결구도로 장기간 대척점을 이뤄왔다. 이는 비교적 최근까지 여권의 내부를 집요하게 괴롭혀온 '고질병'으로 지난해 초, 벌어진 세종시 원안 추진 여부 논란은 양대 세력간 갈등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된다.
 
문제는 이러한 양대 계파의 갈등이 오는 대권 경쟁에 어떻게 드러날 것이냐다. 특히 대권 지지율과 기세에서 덩치에 못미치는 졸전을 보여온 친이측의 전열정비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체 여권으로 박 전 대표에게 그리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는 대권 구도에서 친이 측의 선봉장으로 이재오 특임 장관의 역할이 주요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들이 적정선을 유지하고 대타협을 이뤄낼지, 그렇지 않으면 적전분열 양상으로 치달을 것인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대선과 같은해 치러진의 총선도 차기 대권 경쟁엔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대 세력이 본격 격전기를 맞으면서 오는 19대 총선을 위한 공천 과정이 차기 대권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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