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가 접수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경찰은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중 이날 오전 12시 20분경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와룡공원으로 구급차가 진행 중이고 시신을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엔뷰]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숨진채 발견됐다.

10일 경찰은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중 이날 오전 12시 01분경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와룡공원으로 구급차가 진입이 진행 중이고 시신을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오후 5시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은 경력 2개 중대와 형사, 드론, 경찰견 등을 투입해 박 시장의 소재를 추적해 왔다.

박 시장은 오전 10시 44분 서울시에 “몸이 좋지 않아 일을 나갈 수 없다”고 전한 뒤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 관사에서 나와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외출 당시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박 시장의 모습이 담긴 CCTV는 10시 53분 와룡공원에서 확인됐다. 또한 휴대전화 신호는 오후 1시경 성북구 길상사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실종 전 성추행 혐의로 피소

박 시장의 사망은 성추행 혐의 피소와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2017년부터 박 시장 비서로 일하던 A씨가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 시장이 신체 접촉 외에 여러 차례 메신저 등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 등을 보냈고, 피해자는 본인 말고도 많다고 진술했다. 피해자 조사는 8일부터 9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서울시 관계자를 비롯해 박 시장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박 시장 측에 고소된 사실을 통보한 사실이 없고, 박 시장의 조사 일정도 정해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박 시장이 고소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박 시장의 사망과 성추행 고소 사건이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고소사실을 알았고, 측근 참모들과 사퇴까지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에 빠진 정치권

박 시장의 사망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먼저 청와대는 별도의 회의 등을 소집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경찰의 수색 진척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있다. 일부 참모들은 퇴근을 미룬 채 비상대기를 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책회의를 통해 관련 상황을 공유하고 당초 10일로 예정된 부동산 종합대책 당정협의를 취소했다. 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의 생사 여부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관련 상황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번 당정협의에서 정부와 민주당은 부동산 종합대책의 최종안을 확정하고 오전 중 정부 합동 형식으로 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 언론 인터뷰를 이어오던 이낙연 의원은 당내 오는 10일 인터뷰를 모두 취소했다.

미래통합당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입단속에 나선 모양새다. 미래통합당은 밤 늦게 대책회의를 통해 박 시장 실종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라며 “모쪼록 우리 의원님들께서는 언행에 유념해 주시기를 각별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