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최대 주주인 박정원 회장은 204억원, 그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 부회장은 136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뒀다. 공적자금의 도움은 물론, 경영난을 위해 구조조정과 매각을 실시한 두산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사진 =뉴시스>

[뉴스엔뷰] 최근 주력 기업 두산중공업이 자금경색 등 유동성 악화에 빠지면서 두산그룹은 경영난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룹은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로 존폐 위기에 빠지자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겠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자금지원 요청을 하고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과 1조 원의 자금을 투입 받았고, 정상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룹은 구조조정과 매각을 실행했다. 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었고, 하루 아침에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됐다. 하지만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인들은 회사를 통해 지난 3년간 1661억원 가량의 배당을 챙겼다. 이 중 두산의 최대 주주인 박정원 회장은 204억원, 그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 부회장은 136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뒀다. 공적자금의 도움은 물론, 경영난을 위해 구조조정과 매각을 실시한 두산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송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 32명과 두산연강재단, 동대문미래지단 등 특수관계인 36명의 지분율이 44.64%에 달한다. 오너일가와 이들 특수관계인들은 1005억원(2017년), 1024억원(2018년) 1000억원(2019년)의 배당금을 지난 3년간 받아왔다. 이 중 두산의 최대 주주인 박정원 회장은 지난 3년간 배당 소득으로만 204억원을 가져갔고, 그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 부회장은 136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뒀다.

고배당 받지만 경영능력은 의구심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등을 자회사로 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원전 관련 사업으로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77억 원, 2018년 1,846억, 2017년 2,2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지난해 4,952억 원, 2017년 7,15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를 겨우 면한 2018년에도 이 회사의 순이익은 고작 158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영업으로는 돈을 벌었지만, 다른 곳에 이 자금이 쓰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산중공업은 10년 내내 적자에 시달린 자회사 두산건설에 돈을 쏟아 부었다. 2011년 이후 두산중공업이 떠안은 두산건설 손실은 1조 5,000억 원이 넘는다.

또한 두산중공업의 매출에서 핵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두산중공업은 2010년대 들어 줄곧 매출 하락에 시달렸는데 이는 세계 발전시장 추세가 오래 전부터 석탄화력발전소를 외면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결국 알려진 바와 다르게 두산중공업의 부실은 경영진의 자금 운용과 사업에 대한 판단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노동조합 역시 “두산중공업 경영악화는 두산 오너의 방만한 경영과 부실 계열사 퍼주기, 무리한 차입경영 때문”이라면서 “두산그룹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 6000억 원을 지원받았다. 국민 혈세가 들어간 만큼 인적 구조조정 중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나 두산그룹은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너일가의 배당금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경영실패 등에 대한 책임감 있는 모습은 없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두산의 모습에 실망하는 국민들이 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배당 미실시를 진행한다”면서 “국내외 상황과 불확실성에 대비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 일가 관련 배당에 대해서는 “공시로 확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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