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원장, 부의장단과 협의 필요…야당 몫 부의장 선출되지 않은 상황

[뉴스엔뷰] 더불어민주당이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사실상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작업이 29일 마무리됐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구성 협상 결렬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한국의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다""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뉴시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1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오늘을 역사는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弔鐘)을 울린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적었다.

주 원내대표는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다""'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썼다.

특히 "오늘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을 했다.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당키나 한 소리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지금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길에 들어섰다""30여 년의 민주주의를 거친 '성숙한 민주 체제'가 일당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하고 있다. 저와 우리 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는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에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개최했다.

이 결과 운영위원장에는 김태년 원내대표(4·경기 성남시수정구)가 선출됐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에 박광온(3·경기 수원시정)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서영교(3·서울 중랑구갑) 의원, 여성가족위원장에 정춘숙(재선·경기 용인시병) 의원이 선출됐다.

당초 잠정 합의에서 통합당 몫으로 배분했던 7개 상임위원장도 민주당 의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정성호(4·경기 양주시) 의원, 정무위원장에 윤관석(3·인천 남동구을) 의원, 교육위원장에는 유기홍(3·서울 관악구갑)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3·충북 청주시흥덕구)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이개호(3·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의원, 환경노동위원장에 송옥주(재선·경기 화성시갑) 의원, 국토교통위원장에 진선미(3·서울 강동구갑) 의원이 선출됐다.

지난 15일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자당 의원으로 선출한 바 있다.

이로써 총 18개 상임위원장 중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이 싹쓸이하게 됐다.

다만 정보위원장은 부의장단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아직 야당 몫 부의장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날 민주당은 정보위원장을 내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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