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오리온에 특별근로감독관 10명 투입
사망사건에 "책임 없다"는 오리온, 결과 주목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서지현(22) 씨는 지난 3월 17일 유서에 직장 괴롭힘 가해자의 실명과 직책을 거론하며 "그만 괴롭혀라", "오리온이 너무 싫어"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사진=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서지현(22) 씨는 지난 3월 17일 유서에 직장 괴롭힘 가해자의 실명과 직책을 거론하며 "그만 괴롭혀라", "오리온이 너무 싫어"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사진=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

[뉴스엔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 첫 사안으로 오리온 익산공장 故 서지현씨 사망사건을 다룬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광주지방노동청과 익산노동지청은 최근 오리온 익산공장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특별근로감독관 10명을 투입했다.

서 씨는 지난 3월 17일 유서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의 실명과 직책을 거론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유서에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라는 내용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전국 여성지방의원 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지난 3월 전북 익산 오리온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서지현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사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고인과 그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우리는 청와대 청원 운동을 비롯해 비민주적이고 반노동적 기업형태를 전방위적으로 알리고 불매운동도 전개하는 등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전국 여성 지방의원 네트워크 대표인 이영숙 서울 도봉구의원 역시 “전국 모든 의회에서 지방의원으로서, 여성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사회에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준수 실천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리온 익산 공장의 경직된 조직 문화 개혁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포함한 후속조치 이행을 국민과 함께 엄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회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난달 21일 입장문을 통해 “회사 내부 조사에서도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가 문제가 있음은 인정하지만, 극단적 선택의 동기가 회사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부는 지난해 8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2 개정 이후, ‘폭언, 폭행,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 등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 특별감독할 수 있다고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을 개정한 것을 근거로 오리온을 특별근로감독 하기로 결정했다.

이준상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직부장은 “직장 괴롭힘 피해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기 쉬운 만큼, 고용노동부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역할을 앞으로 잘 수행해나가는 첫 사례가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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