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역, 금융위기 당시 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 커
코로나 진정돼도 실업 급증 등 회복세 제약

[뉴스엔뷰] 한국은행은 세계 각국이 경제활동 재개에 돌입했지만 경기 회복세와 반등 시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더라도 실업 급증 등으로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의결한 '2020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불확실성 지수는 올해 4361.3으로 지난해 4(202.2)보다 큰 폭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흥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해당 신흥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약 신흥국에서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출 감소,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금융·경제불안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전까지 주요 선진국에서도 경제활동 재개와 위축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도 뚜렷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해외여행 기피, 보호무역기조 강화, 실업 이력현상(경기가 회복되고 실업이 나아지지 않는 현상) 등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 책임론에서 불거진 미중간 갈등이 무역분쟁으로 다시 비화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국의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간 괴리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 주가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기업의 재무건전성 저하, 가계의 고용여건 악화 등 민간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큰 만큼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시장의 신용 경계감이 여전히 높아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 영향,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봉쇄조치로 글로벌 교역이 크게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생산과 교역 위축 정도는 금융위기 때 보다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때보다 교역량이 확대된 중국과 아세안(ASEAN) 5개국의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함께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과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등은 우리 수출의 하방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1분기 실적 호조, 서버 증설과 관련된 반도체 추가 수요, 하반기 중국경제 개선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상품교역 위축 정도에 비해 우리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세계경제 회복세가 늦어질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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