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재원기간, 사망률 낮춰 의미있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뉴시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뉴시스

[뉴스엔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공식 치료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미국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에 대한 논의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6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오는 목요일(28일), 중앙임상위원회가 개최된다"며 "지난주 토요일(24일) 게재된 렘데시비르 논문에 대한 논의를 바로 하고, 그 논의 결과에 따라 방역당국에서는 관계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특례 수입, 긴급 승인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명돈 서울대의대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가 주도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을 10일간 투여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상태를 경증에서 사망까지 8단계로 구분하고, 이번 연구에서는 중증·위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치료군은 회복시간이 11일, 위약을 투여한 치료군은 15일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면 회복시간이 31% 빨랐다.

확진환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사율은 렘데시비르 치료 14일 후 11.9%에서 7.1%로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미국 식약처(FDA)는 지난 1일 렘데시비르를 중증환자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오 교수는 "렘데시비르 치료 후 경증에 도달하면 회복으로 정의했다. 따라서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상태"라며 "이런 회복이 4일간 단축됐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판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중증 또는 위중한 환자에 있어서 병원의 재원기간을 통계학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줄일 수 있고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의료체계 내에서의 활용에 있어서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록 경증 환자나 전파 초기부터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고 해도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중앙임상위원회를 거쳐 승인을 하게 된다면 국내에서는 비록 사용에 있어 제한은 되지만 첫 번째로 공식 치료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여러가지 약재등레 대해 단계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별히 우리나라의 경우 금년 내 최소 3가지 약물에 대해 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고 외국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임상을 시도하려는 것도 2개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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