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신청은 12만9000명...전년대비 33%↑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행정통계로 본 2020년 4월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행정통계로 본 2020년 4월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뉴스엔뷰] 지난 4월 한 달간 지급한 실업급여가 1조원대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0년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다 4월에 또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구직급여는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정부는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고용보험료 등을 거두어 실업수당 등에 쓰이는 고용보험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프리랜서 등은 임금근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9%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했던 지난 3월 신규 신청 15만6000명보다는 줄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통계는 계절적 특성이 있어 3월과 4월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전달에 비해서는 떨어졌지만 4월만 놓고보면 굉장히 큰 폭 증가"라며 "이는 1998년 4월 이후 최대 수치이고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9000억원대 후반으로 진행된다면 12조원 정도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많이 지출되고 있고, 본 예산에 반영한 9조원 후반대를 넘으면 3차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65만1000명을 기록했다. 지급 건수당 수혜금액은 137만원이었다.

산업별 구직급여 신청 규모는 제조업이 2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소매(1만6300명), 사업서비스(1만5700명), 보건복지(1만3900명), 건설업(1만3700명) 순이었다.

ⓒ뉴시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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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7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6만3000명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 폭은 2월 37만6000명에서 3월 25만3000명으로 증가폭은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년 동월 대비 4만명이 줄어 3월(3만1000명)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와 의약품을 제외한 자동차·전자통신·금속가공 등에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2000명이 늘어 938만2000명이었다.

서비스업에서도 가입자 증가폭은 크게 둔화됐다. 지난 1월 39만3000명, 2월 39만1000명이었지만 지난 3월 27만300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대면업종으로 분류 되는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등의 업종에서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4월 숙박·음식업 가입자 수는 2000명에 그쳐 한 자리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입자 수(6만9000명)와 비교하면 감소율이 97% 이상이다. 교육서비스 가입자는 5000명으로 88% 가까이 줄었다.

더불어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취득자)보다 오히려 상실자가 더 많았다. 기업들이 휴업·휴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서, 신규채용을 축소 또는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실자 수가 증가세를 유지했던 3월과 달리 4월에는 취득자와 상실자 모두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4월 고용보험 취득자는 5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만1000명보다 12만1000명(17.8%) 줄었다. 상실자 역시 5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만5000명(4.5%) 줄었다.

권 실장은 "상실자가 줄어든 것은 지금 상황으로선 정책적 효과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며 "고용시장 입·이직이 활발한 상황이라면 상실이 많은 것이 일반적 패턴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상실자가 준 것은 기업이 코로나19를 외생적 변수로 보고 고용유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일단은 버티고 있다"고 했다.

채용 축소에 따라 청년층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전체적으로 증가폭이 둔화 또는 감소하고 있지만 특히 청년층에서 감소폭이 커졌다.

29세 이하와 30대는 3월보다 각각 3만명, 1만5000명이 줄어 총 4만7000명, 5만7000명이 감소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3만2000명, 11만명이 늘어 증가폭이 둔해졌다. 60세 이상도 12만5000명이 늘었다.

권 실장은 "채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연령층은 당연히 20대"라며 "공공기관 채용 개시, 지난달 발표했던 단기 일자리 55만개 창출 등으로 일시적 일자리 공백은 메워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각 부처에서 아이디어를 내 일자리 사업을 분류·정리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주 정도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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