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통계 이후 첫 마이너스...상용근로자 감소도 사상 최초
코로나19 고용 쇼크 현실화...제조업도 2개월 연속 감소

코로나19 사태로 텅 비어있는 서울의 한 대학부스.ⓒ뉴시스
코로나19 사태로 텅 비어있는 서울의 한 대학부스.ⓒ뉴시스

[뉴스엔뷰]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사상 최초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관련 통계 이후 첫 마이너스다.

특히 사업체 종사자 수 중 상용근로자 감소도 처음인데다, 제조업은 2개월 연속 근로자수가 줄어드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부른 고용 충격이 통계수치로 여실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수는 182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만5000명(1.2%) 감소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가폭이 역대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0.9% 증가했다. 그러나 결국 3월에는 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뉴시스 그래픽
ⓒ뉴시스 그래픽

3월 사업체 종사자 수는 사실상 모든 업종에서 감소했다. 그동안 고용시장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던 제조업마저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선데 이어 지난달에도 하락폭을 키우며 하락 곡선을 이어갔다.

특히 코로나19로 접촉을 기피하면서 숙박, 음식업, 교육서비스, 예술스포츠 등 '대면 업종' 전반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숙박과 음식업(15만3000명)의 종사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는 111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보다 15만3000명(12.0%)이 줄었다. 이는 2월 감소 폭인 5만3000명(4.2%)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10만7000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9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3만8000명), 도·소매업(3만4000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은 모두 지난달 보다 종사자 감소율이 2배 이상 늘었다.

18개 산업별 종사자 수 동향에서 4개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종사자수가 감소했다.

종사자가 늘어난 산업은 광업, 전기·가스 등 공급업, 부동산업, 공공 및 사회보장행정 등으로 비교적 경기를 타지 않는 업종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대면 업종을 포함해 전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약 20%)도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서며 사실상 산업 전반에서 종사자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

3월 사업체 노동력의 종사상 지위별로는 지난달 말 상용근로자는 1555만2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8000명(-0.1%) 줄었다.

상용근로자 감소 역시 관련 통계 시작 이후 처음이다. 상용근로자는 2월 16만3000명이 증가했으나한달새 17만개 자리가 사라져 3월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임시·일용근로자는 164만8000명으로 12만4000명(7.0%) 줄었다. 기타종사자는 9만3000명(7.9%)이 줄어든 107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동환경이 취약한 임시·일용직근로자와 기타종사자 등에서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충격이 임시 일용직에 직접적 충격을 준 것으로,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시작된 고용충격이 제조업과 정규직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종사자는 1535만1000명으로 전월 대비 25만4000명(-1.6%) 감소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체 종사자는 292만7000명으로 2만9000명(1%) 늘었다.

지난달 입직자는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7000명(10.9%) 감소한 반면, 이직자는 121만1000명으로 20만9000명(20.9%) 증가했다.

입직자가 이직자보다 17만1000명이 적은데, 이는 3월 상용과 임시·일용근로자가 2월 보다 해당 수치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2월은 입직자 보다 이직자가 많지만, 3월에는 입직자 수가 더 많은 계절성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 3월은 채용을 중심으로 입직자가 감소하고 이직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직자 수가 입직자 수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300인 미만 사업체 입직자는 9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4000명(0.3%) 줄었고, 이직자는 111만1000명으로 20만5000명(22.6%) 늘었다.300인 이상 사업체 입직자는 11만7000명으로 3만2000명(21.8%) 감소했고, 이직자는 10만명으로 5000명(4.8%)이 늘었다.

이직 사유별로 보면 자발적 이직은 35만9000명으로 1만9000명(5.5%), 비자발적 이직은 58만7000명으로 7만4000명(14.5%) 늘었다.

특히 무급휴업 등 일시 휴직이 포함된 기타 이직자는 2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6000명(78.1%) 증가했다. 이달 중순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일시휴직자는 126만 명으로 폭증했다.

사업체 종사자 증감을 시·도별 고용으로 보면 전년동월대비 전남과 세종은 각각 1만2000명, 5000명이 늘었지만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만5000명, 4만1000명이 줄었다. 코로나19가 휩쓴 대구는 3만2000명, 경북은 1만6000명이 감소했다. 부산도 2만3000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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