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자는 중국인 관광객...대구 신천지 사태로 집단감염·사망자 급증
WHO '팬데믹' 선언에 해외 유입 확진자도 급증, 검역 강화
의료진 헌신·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뉴시스

[뉴스엔뷰] 28일은 국내에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날은 1월20일이었다. 이후 번호를 매길 수 있었던 30번째 확진자가 나온 2월16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은 코로나19의 여파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지금은 익숙해진 ‘사회적 거리두기’란 말조차 낯선 시기였다. 경각심이 크지 않았을 때다. 주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온 입국자와 이들의 접촉자를 중심으로만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뒤 모든 것이 바뀌었다.

특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수백명씩 쏟아지며 자연재해가 아닌 전염병으로 처음으로 긴급재난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신천지 교회 관련 확진환자가 대폭 늘어나자 정부는 신천지교회 신도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가 반영되면서 국내 신규 확진환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지난 3월2일 하루에만 전국의 신규 확진환자가 974명에 달하기도 했고, 3월3일부터 3월6일까지는 매일 700명이 넘는 신규 확진환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파악된 신천지 관련 확진환자는 전체 확진환자(10만738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5212명(48.5%)이다. 대구·경북 지역으로만 한정하면 전체 8211명 가운데 5076명이 신천지 관련 확진환자다.

청도 대남병원, 제이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대실요양병원에서는 100명 이상의 확진환자가 나왔다. 고령의 고위험군이 감염됐다.

확진 환자의 급증세와 함께 2월20일 첫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청도 대남병원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63세 남성 환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검체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환자는 장기 입원 환자였으며 고열로 인해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이후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뉴시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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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3월8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구 콜센터에서는 이틀만에 확진자가 50명이 쏟아졌고, 의정부성모병원과 성남 은혜의강 교회 등 인구가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했다.

이외에 충남에서는 '줌바 댄스' 등 운동시설 관련 환자가 속출했고, 세종 해양수산부 집단감염도 일어났다.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도 시작됐다.

마스크 수급대란을 우려한 정부는 2월28일 공적마스크 공급을 시작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을 시행하며 감염 확산 차단에 총력을 다했다.

지난 3월9일부터는 1인 2매 구매를 시작으로 했던 마스크 5부제는 현재 1인 3매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인 공급량을 유지하게 됐다.

큰 고비를 넘기며 전 세계가 지켜본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도 성숙된 시민인식으로 무사히 치러내는 저력도 보여줬다.

이후 부활절 등 대규모 행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부터는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전파는 어느 정도 잡은 상황이다.

그러나 해외유입과 교민들의 귀국으로 인한 지역감염 등으로 신규 확진환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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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당시 118개의 국가에서 12만5000건의 확진 사례가 WHO에 보고된 상황이었다. 중국 등 일부에 국한되던 전파 양상은 2주만에 13배가 증가했다.

팬데믹 선언을 전후로 코로나19를 피해 국내로 입국하는 해외 교민들이 증가했다.

지난 1월 중국 우한 교민 700여명을 입국한데 이어 일본 크루즈선 내 교민도 국내로 돌아왔다. 지난달부터는 이란과 페루,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본격적인 추가 입국이 진행됐다.

이로 인해 해외유입 확진환자들의 수치가 늘었다. 3월 둘째주(8~14일) 18명 수준이던 해외 유입 확진 환자는 3월 셋째주(15~14일) 95명으로 늘었다. 또 3월 넷째주(22~28일)에는 327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정부는 해외 유입 감염을 검역 단계에서 차단하기 위해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고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또 유증상자를 위한 개방형 선별진료소와 임시대기시설, 임시생활시설도 운영중이다.

또 지난 1일부터는 전체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자가 혹은 시설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해외유입 감염은 최근 일주일간 두자리 수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3월 다섯째주~4월 첫째주(3월29일~4월4일)에는 303명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 해외 유입 확진환자는 일주일간 두자리수 대로 계산됐다.

정부는 해외 유입 자가격리자를 포함한 검역자들에 조만간 안심밴드를 도입하는 등 관리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 27일부터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한 이들에 대해서는 안심밴드를 채워 관리한다.

최근 입국자수는 하루 3000명대로 감소했다. 정부는 신규 확진 환자는 매일 5명 이내 발생하는 만큼 안심해선 안 된다고 보고 검역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의료진들의 헌신, 국민들의 노력으로 확진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뉴시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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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방역당국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조만간 생활방역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개념을 코로나19 정국에 첫 도입했다. 당시 방역당국은 개인 위생 수칙 준수와 집회나 제례, 종교행사 등에서의 거리두기를 촉구했다.

이후 지난달 22일부터는 거리두기에 좀더 강제성을 부여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실시됐다. 당시 정부는 종교와 체육, 유흥시설의 운영을 제한하고 사업주나 직장인들에게 거리두기 지침을 배포해 지키도록 했다.

정부에 따르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19.8%에서 6.1%로 감소하는 등 효과를 나타냈다.

이에 4.15 총선 국면이나 부활절 등을 앞두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2주간 더 연장됐다. 내달 5일까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이후로는 본격적인 생활방역 국면으로 접어들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4월26일~5월2일) 신규 환자 수와 집단발병 여부 등을 감안해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나 초·중·고등학교 개학 등을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31개 분야의 생활방역 지침을 미리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아프면 3~4일 쉬기' 등 분야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제 겨우 100일이 지났을 뿐이고, 아직 갈 길은 멀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코로나19는 아직까지는 현재진행형인 유행"이라고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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