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항공과 여행업계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이 유통업 등 서비스업 전 분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통업계에 고용 칼바람이 예상된다. 유통채널의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전환되는 상황에서 비효율 점포 정리는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타격을 직격탄으로 맞은 관광·면세·숙박업계 등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관광객이 대폭 줄면서 차라리 문을 닫거나 최소인력만 남기고 휴직을 권유하는 곳이 늘었다.

호텔·리조트 운영 전문 회사인 에이치티씨(HTC)는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그랜드워커힐서울은 오는 22일까지 객실 영업을 중단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한 달 동안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유급 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총지배인과 팀장 등 관리자들은 직책 수당을 3개월간 반납했다. 롯데호텔은 일주일 간의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

전국에 촘촘하게 점포를 깔아놓은 오프라인 대형마트들도 상황이 어렵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소비자들이 불요불급한 상황이 아니면 일상적인 장보기도 온라인 주문으로 대체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대형마트의 점포 구조조정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삐에로쑈핑 등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을 접고 30% 이상을 리뉴얼하는 등 될 만한 점포만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롯데마트도 지난 2월 비효율 점포 30%를 정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0년 운영전략을 발표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곳의 점포 중 200여개를 폐점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다.

여기에 롯데마트는 최근 실버사업을 전원 퇴사 조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로 인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회사 측은 이 결정이 지난해 말 이미 내려졌고,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제 불매운동 여파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유니클로에서도 직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배우진 대표가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한 것이다. 메일에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고 썼다.

배 대표가 인사부문장에게 보낼 것을 '실수로' 전 직원에게 발송한 것이라는 해명이지만,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실수인가, 밑밥인가' 등의 반응이다.

언제 구조조정이 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회사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회사들이 영구적으로든 또는 일시적으로든 문을 닫고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33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근로자의  81%가 일자리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홈페이지에 발표한 '코로나19와 세계 노동' 보고서 2판에서 코로나19 사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로 규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