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일산 더제니스 미분양으로 타격

[뉴스엔뷰]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매각하는 방안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제로 매각 성사로 이어질지 관심사다. 아직은 경쟁력이 충분하기에 매물로 나온다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31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최근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 안내서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매각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두산건설은 작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23위의 중견 건설사다. 지난 1960년 두산그룹(당시 OB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동양맥주가 전액 출자해 세운 '동산토건'으로 출발해 지난 1985년 중부고속도로 제3공구를 착공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고, 1993년에는 현재 사명인 두산건설로 변경했다.

특히 지난 2001년에 출범한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가 승승장구하며 2000년대까지만 해도 두산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또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오를 정도로 여전히 탄탄한 입지를 자랑했다.

그러나 2009년 시작한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경영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것이다.

이 사태로 2010년까지 흑자를 내던 두산건설이 2011년 무려 2942억원의 순손실 기록했다. 이후 9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95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때문에 그룹의 맏형격인 두산중공업은 10년 동안 두산건설을 지원해야 했다. 그룹전체적으로 투입한 자금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두산중공업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영향을 받아 휘청거리자 지난해부터 두산건설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 측은 두산건설 매각의사를 공식 부인중이지만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의 매각 의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에선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와 준수한 시공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브랜드에 따른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두산건설은 최근 수년 동안 10위권 내 서울 공급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또 작년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가 약 7조5000억원에 달해 향후 4년 동안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인수 의사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주택경기가 급격히 가라앉고 있어 새로운 인수 의사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악성 채무는 두산중공업이 떠안고 알짜 사업 부문만 떼어 내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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