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은 뒤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은 검찰에 송치되는 25일 오전 죄책감 없는 모습으로 공분을 자아냈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은 고개를 들고 현장에 모인 취재진을 바라보며 준비한 할 말을 읊었다.

유치장에서 자해를 시도한 흔적으로 목보호대를 하고 머리에는 반창고를 붙이는 등 자주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를 입은 채였다.

신상공개가 결정돼 포토라인에 섰기 때문인지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조주빈은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언급하며 특정 언론사를 언급하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또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며 마치 자신이 스타로 거듭난 듯 허세에 가득찬 말로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의 '살인 모의 혐의도 인정하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냐', '미성년 피해자가 많은데 죄책감 느끼지 않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종로경찰서 주변에는 거친 욕설과 고성이 이어졌으며 시민단체들은 "박사 조주빈은 시작일 뿐이다", "집단 성폭력을 방조하고 가담한 텔레그램 방 입장자 전원을 강제 처벌하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검찰로 송치된 조주빈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검거 직후까지 자신이 박사임을 부인하다가 조사 과정에서 시인했다.

그는 스스로를 박사로 칭하며 피해 여성들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에게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아동음란물제작) 및 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개인정보 제공),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가 적용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74명, 미성년자는 이 중 16명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4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조주빈의 신상공개는 성폭력처벌에 관한 특례법 조항(제25조)에 따른 최초 사례다.

또 같은 날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범죄단체 조직죄 등 가능한 법률을 전부 적용해 현행법상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엄중수사할 것을 공개적으로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