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등 혐의 2차 공판... 안PD·김CP 및 기획사관계자 등 8명 출석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는 프로듀스 제작진. ⓒ뉴시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는 프로듀스 제작진. ⓒ뉴시스

[뉴스엔뷰] 케이블 음악채널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조작 혐의를 받는 제작진과 기획사 측이 법정에서 향응을 주고받은 것은 맞으나 부정청탁은 없었고, 이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3일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NM 소속 제작진인 PD 안모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씨 등 8명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구속상태인 안씨와 김씨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당초 이날은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재판부 일부 교체에 따라 공판절차 갱신이 먼저 진행됐다. 안씨 등 제작진 측은 지난 1차 공판에 이어 이날도 "프로그램 성공에 대한 압박으로 (범행을) 했으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지만 사기 편취 부분 일부는 금액부분을 살펴야 한다며 문자투표 시작 전이나 종료 이후의 문자들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를 증거로 제출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안씨 등과 기획사 관계자들의 통화녹음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며, 기소된 이들은 안씨 등과 자주 통화를 한 후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봤던 기획사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안씨 등 제작진 측은 "검찰이 제출한 통화내역은 기획사 측에서 과장하거나 자랑삼아 이야기하면서 부풀려진 대화들이 있다"며 "실제로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기획사 측은 "친목도모를 위해 향응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부정청탁은 없었다"며 "분량을 확보해달라거나, 편집을 잘 해달라, 미션곡을 알려달라, 순위에 넣어 데뷔시켜달라 등의 부탁을 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 측은 "기획사들이 프로그램 기간 외에는 접촉을 하지 않았고, 안씨 외에는 접대를 한 정황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기획사 측이 제작진과의 단순 친분관계를 주장하는만큼 안씨 등과 만나거나 통화했으나 기소되지 않은 다른 기획사들에 대해서도 증거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달 7일 재판을 속행해 증인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안씨 등 제작진은 특정 기획사의 연습생이 최종 데뷔 그룹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투표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 임직원들은 자사 연습생이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도록 제작진들에게 접대 등을 한 혐의도 받는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여러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 및 아이돌 지망생 가운데 시청자들이 온라인 또는 문자 투표를 통해 최종 데뷔 멤버를 정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안씨 등은 그룹 '워너원'을 배출한 시즌2 1차 투표에서 60위 밖의 연습생 1명의 순위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자들의 생방송 문자 투표가 반영되는 4차 투표 결과도 조작해 결국 최종 선발 11명 가운데 1명을 부정하게 포함시킨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검찰은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배출한 시즌3·4에서는 처음부터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두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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