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양 작가 “경쟁 부추기는 자녀교육, 절대 안 돼”

[뉴스엔뷰 김철관 대기자] 두 자녀가 인도 프랑스 국제학교에 입학해 그곳에서 ‘차별과 경쟁’이 없는 교육을 배우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한 한 주부 작가의 자녀 교육 스토리가 잔잔하게 다가온다.

현재 남편과 인도 뉴델리에 살면서 두 아이의 행복한 삶과 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최선양 온라인 브런치 작가가 최근 출판한 <프랑스 학교에 보내길 잘했어>(2019년 12월, 마더북스)는 프랑스학교에서의 편견 없이 포용하고 존중의 의미를 배우는 아들 ‘지안’이와 딸 ‘소은’이의 성장기를 기록한 책이다.

최 작가가 책을 쓰게 된 것은 프랑스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아이를 둔 모든 부모들과 나누고 싶었고, 아이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아이들도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였다.

프랑스 학교에서 행복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어른들이 지켜야할 자녀와의 약속은 뭘까.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 것 ▲경쟁을 부추기는 환경에 동조하지 말 것 ▲내 아이의 꿈이 무엇인지 알기 ▲조금 느리고 못해도 아이의 시간을 기다려 주기 ▲무엇보다도 내 아이가 환하게 웃고 있음에 감사하기이다. 바로 이 책의 결론이기도 하다.

“프랑스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바로 ‘비교와 경쟁이 없다’는 점이다. 교실 안에서 경쟁이 없으니 자연히 누가 누구보다 잘하고 못하느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비교당하지 않는 아이들은 행복해 보였고, 친구들과 경쟁하지 않으니 그저 즐겁게 어울려 학교를 다녔다. 비교당하지 않는 아이, 자기 속도대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인 셈이다. 다른 아이가 잘하는 것이 아닌 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바라보고, 다른 아이의 속도가 아닌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춰 아이를 바라보는 일, 프랑스 학교를 경험하며 나는 바로 이것이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필수조건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은 학습장애 아이와 일반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교육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프랑스교육이다. 학습장애 아이 전담 전문가를 교실에 배치해 하루 종일 함께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부 시행하고 있는 장애아 통합 교육보다도 그 인식이나 실천이 한걸음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 학교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교육 시스템이 있다.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며, 서로 가지고 있는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이 서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교육철학이다. 피부색, 출신나라 등으로 편을 가르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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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엔이 정한 ‘아동권리선언’의 내용을 가르쳐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배우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들 노트에는 ‘아동권리선언’ 내용이 붙어있다. 모든 어린이는 ▲평등하다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어야 함 ▲이름 성명, 신원에 대한 권리를 가짐 ▲올바르게 양육돼야 함 ▲학교에 가야하며 쉴 권리 ▲폭력으로부터 보호 ▲아동을 착취할 수 없음 ▲군대에 보낼 수 없음 ▲모든 장애아동은 가능한 독립적이 되도록 도와줘야 함 ▲말하고 들을 권리가 있음 등 10가지이다.

프랑스 학교 아이들은 시민윤리교육인 ‘자유’와 ‘평등’에 대해서도 배운다. ▲믿을 수 있는 자유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자유 ▲사람마다 다를 자유 ▲웃을 수 있는 자유 ▲뭐든지 말할 자유이다. 하지만 거짓말 할 자유, 원하는 대로 모두 할 수 있는 자유, 수영장에서 오줌을 싸도 되는 자유, 다른 사람에게 명령할 자유, 모든 것에서 달릴 수 있는 자유 등은 방종으로 보고 있다.

한 마디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자유가 아니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자유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유니세프 아동현황보고서 중 ‘평등’에 대한 내용도 가르친다.

“모든 아이들은 평등합니다. 아이들이 당신과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도, 당신과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어도 모두 평등합니다. 단지 다른 나라에서 온 것뿐입니다. 그들이 당신과 다른 신을 믿는다고 해도,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부유하거나 가난해도 모두 평등합니다. 부모와 다른 신을 섬겨도 그것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본문 중에서

특히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는 점이다. 여자가 꼭 치마를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자나 남자가 누구든지 더 힘이 셀 수도 있으며, 여자와 남자 누구도 파일럿, 비서, 소방관이 될 수 있다는 남녀평등 교육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점수와 등수를 공개적인 장소에 붙여두는 비인간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점수에 따라 줄 세우지는 않는다. 아이들끼리 서열을 만들지도 않는다. 프랑스 아이들의 경쟁자는 친구가 아닌 나 자신일 뿐이다.” -분문 중에서

또한 프랑스 학교에서는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고, 운동은 꼭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건강해야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교육철학이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체육과목을 포함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 학교 아이들 대부분이 가정에서 점심 도시락을 싸 온다. 도시락은 카레, 스파게티, 파스타 등 각양각색이다. 여기에 편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냄새가 난다고 코를 잡지도, 이상해 보인다고 놀리지도 않는다. 서로 다른 음식 문화를 존중하는 아이들, 도시락을 통해서도 아이들은 문화의 다양성과 존중을 배우고 있다.

“프랑스 아이들의 도시락 가방은 엄청 크다. 책가방만한 도시락 가방을 들고 다닌다. 도시락은 스파게티나 피자 그리고 후식으로 샐러드나 과일, 채소를 싸 온다. 흰쌀밥을 싸오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그 아이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깍두기를 먹고 있을 우리 아이들이 새삼 대견스럽다.” -분문 중에서

그럼 프랑스식 아이들의 생일 파티와 우리나라 생일 파티의 차이점은 뭘까,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음식에 신경을 쓰고, 프랑스는 놀이에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손님을 초대해 놓고 음식이 부족하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생일 파티의 주인공보다 음식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 생일 파티에 먹을 게 없다고 불평할 일도 아니다. 음식이 없어도 아이들과 함께 뛰고, 웃고, 게임을 즐기는 프랑스 부모들의 생일파티가 돋보인다.” -본문 중에서

아이를 많이 낳아도 큰 걱정이 없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에게는 국가가 더 많은 혜택을 준다. 싱글맘, 싱글파파도 소외되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을 만큼 사회보장제도가 든든한 나라가 프랑스라는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 학교에서의 경험은 두 아이와 자신을 성장시켜 줬고, 세상을 보는 눈을 밝혀주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 최선양 작가는 한국에서 종합병원 간호사로 일했고, 코이카 해외봉사 단원으로 해외 봉사활동을 했다. 남편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방글라데시에서 6년을 살았고, 지난 2018년부터 인도 뭄바이에 이어 뉴델리로 터전을 옮겨 살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온라인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인도, 프랑스 국제학교, 교육, 아이들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화가는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궁금해 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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