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일본 시민, '아베규탄' 자유 발언도

[뉴스엔뷰] 제4차 촛불문화제에서는 일본시민사회단체 성명과 일본의 한 시민이 직접 자유발언을 신청해 무대에 올라 촛불시민들이 뜨겁게 열광했다.

10일 오후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광화문 옛일본대사관 앞에서는 1만 5000여명의 촛불시민들이 촛불과 'NO 아베' 손 팻말을 들고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10일 오후 7시 70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역사왜곡·경제침략·평화위협 아베규탄 시민행동 주최로 서울 광화문 옛일본대사관 평화소녀상 앞에서 아베규탄 제4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특히 일본 시민사회단체인 일한민중연대네트워크의 성명서 낭독과 일본 오사카 출신 시민인 오토모토 이사야 씨가 자유발언 및 일본 시민 3000명이 서명한 성명서를 낭독해 화제를 모았다.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

아베 규탄 제4차 촛불문화제를 진행을 한 이종문 아베규탄시민행동 상황실장이 지난 8월 6일 일본에서 발표된 일본시민사회단체인 일한민중연대네크워크 성명서를 낭독했다.

“아베정권은 보복적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진지하게 과거청산에 나서라, 이제 일한민중은 ‘노 아베’로 연대를 강화하자, 우리들은 핵심부품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에 강력히 항의하고 즉시 철회를 요구한다, 이번 조치는 남북정상합의와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방해와 보복의 의도도 담겨져 있다. 이로 인해 일한 관계는 현재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하고 과거청산과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권을 부수려는 데 조준을 맞췄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러한 한국 사람들의 움직임을 반일행동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노 아베’ 행동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일본 민중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노 아베’연대를 강화한 것이다. 2019년 8월 6일 일한민중연대네트워크.”

일본 오사카 출신 시민 오토모토 이사야 씨도 자유발언과 3000명이 서명한 성명을 낭독했다.

“시민 3000명이 서명한 우리가 만든 글을 낭독하고 싶어 왔다, 큰 슬픔과 함께 이 자리에 서 있다, 일본 아베정권이 계속 지지를 받고 있음에 대한 슬픔이다, 일본에서는 아베 정권의 발표대로 많은 사람들이 징용문제와 위안부문제가 해결됐다고 믿고 있다, 지식인조차도 한국의 주장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직후인 지난 4일에 성명을 작성해 시민 서명 작업을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시민 3000여명의 동참을 받았다. 우리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느끼고 있다. 일본에 거의 보도되지 않는 메시지를 온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왔다. 3000명의 일본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기 바란다.”

곧바로 그는 3000명의 일본 시민들이 서명한 성명서를 낭독했다.

“아베 정권에게 한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018년 징용 관련 대법원판결 이후 아베정권은 한국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단일 교육을 하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분노에 빠지고 있다’ 등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한국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인 얘기가 만연하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과거 즉, 국가적인 범죄를 직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식민지적인 사고도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이 남아있다. 언론이나 지식인 사이에도 한국을 혼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나오기도 한다.

일본과 한국이 대립이 깊이지면 재일 한국인들에 대한 괴롭힘 등이 더 심하게 일어날 수가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일본정부의 탄압이나 박해로 인해 장래 희망이나 재산, 목숨까지도 잃을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위기일수록 우리는 시민으로서, 개인으로서 포기하지 않고 의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한국과 이웃에 살고 있으면 여러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 국적이나 선거권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일본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절실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일본사회에서 차별이나 폭력을 근절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다.

우리는 아베정권에게 이렇게 요구한다.

일본이 저지른 징용범죄 피해자에 대해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진진하게 사과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모든 적대시 정책을 그만두어야 한다. 징용피해자가 받아드릴 수 있는 배상시책을 공표해 실시해야 한다. 2019년 8월 일본과 관계를 맺고 있는 시민일동, 참여자 3000명”

아베규탄 4차 촛불집회에서는 아베규탄 관련 국내영상과 일본시민들이 ‘일한연대’를 외치며 아베 정권 규탄 집회를 연 영상이 상영돼 촛불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모이자 8.15' 전단지
'모이자 8.15' 전단지

이날 청소년 단체인 21세기청소년공동체방 회원, 반민특위 유가족, 아들과 딸을 데리고 나온 시민, 시민사회단체 YMCA, 전범기업 비정규직 해고자, 민주노총위원장 등이 무대로 나와 아베 규탄의 목소리를 더했다.

청소년인 윤종화 21세기청소년공동체방 운영위원과 특성화고 3학년 재학 중인 박지수 씨는 “오늘 오후 4시 이 자리에서 청소년들이 모여 아베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문을 낭독했다”며 “청소년들이 경제보복 아베 정부규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노력 중에 한일시민사회간의 연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일 시민사회와의 연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민특위에서 활동한 유가족들도 무대로 나왔다. 이들을 대표해 반민족특별법을 제정한 한 제헌의원의 딸인 김옥자 씨는 “제헌의원인 저의 아버지께서 반민족특별법을 제정해 실행을 했는데, 이승만 정권에서 친일 세력을 앞세워 와해시켰다”며 “독립 운동가들에게 악랄하게 굴었던 노덕술까지 잡아드렸는데 성공하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친일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자회사 ‘아사히 글라스’에서 해고된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로펌 김앤장의 전범기업 변호와 국민연금이 전범기업에 투자한 것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어린 딸과 아들을 데리고 무대 오른 의정부에서 온 한 시민은 “부끄러워해야할 곳은 우리가 아니라 강제징용과 성노예라는 가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반성에 기미가 전혀 없는 아베와 일본국군주의자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랑스러운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이곳에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은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과 경제침략과 평화위협에 맞서 온 세계에 알리기 위해 불매운동도 하고, 펄펄 끓은 뜨거운 날씨에도 피켓과 촛불과 현수막을 들고 이 자리에 와 있다”며 “한국의 재벌 대기업정책 때문에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이제 대기업이 아니라 한국경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때 일본을 극복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촛불시민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하라’, ‘친일적폐 청산하라’, ‘식민지배 사죄하라’, ‘강제징용 배상하라’, ‘모이자, 8.15’ 등의 구호를 외쳤고, ‘NO 아베’라고 쓴 손 팻말과 촛불을 들었다.

'모이자 8.15' 광복절 포스터
'모이자 8.15' 광복절 포스터

진행을 맡은 이종문 아베규탄시민행동 상황실장은 “오는 8월 15일 오후, 10만 명이상이 모이는 5차 촛불집회를 개최하니, 많은 시민들이 모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8.15 오후 5차 촛불문화제를 알리는 전단이 나왔으니, 오늘 집회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신호등, 버스정류장, 전봇대 등에 부착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브리스밴드 <아리랑>이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 ‘아리랑’을 불렀고, 보컬 <우리나라>의 공연도 펼쳐졌다. 특히 촛불 파도타기, 모금운동 등도 이어졌다. 이날 촛불시민들은 오는 8월 15일 광화문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촛불문화제를 마쳤다.

본 대회가 끝나고 옛일본대사관을 지나 조선일보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조선일보사 앞에 모인 촛불시민들은 “조선일보 폐간”을 연신 외쳤다.

이날 아베규탄 촛불문화제에는 폭염과 정부의 야외활동 자제 안전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 대구, 경남, 제주 등 전국적으로 열렸다. 서울 1만 5000여명, 부산 1000여명, 광주 1000여명, 대구 500여명, 경남과 대전 500여명 등 전국 1만 8000여명이 촛불시민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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