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이유정 기자] 날카로운 시선과 번뜩이는 통찰을 무기로 세상의 구원자를 자처하고 나선 이들의 폐부를 정중하게 꿰뚫는 '엘리트 독식 사회'.

불공평한 현 상태의 수혜자이자 미국 사회를 좀먹은 숱한 문제의 발생과 지속에 모종의 역할을 한 이들의 열망과 위선에 주목한 책이다.

저자는 세계 경제를 토론하는 다보스 포럼과 아스펜 안보포럼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감추지 않는다.

미국 잡지 '타임' 논설주간인 저자는 이런 포럼을 이끌고 있는 엘리트 사회를 '마켓월드'(MarketWorld)라고 지칭하면서 이면을 드러낸다.

마켓월드는 가난한 자들로부터 이윤을 착취하는 동시에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시도를 하는 엘리트들의 세계를 뜻한다.

저자는 테드, 다보스 포럼, 아스펜 안보포럼 등이 마켓월드의 대표적 사례라며 이런 포럼들이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문제의 본질을 감추는 역할만 한다고 주장한다.

현 상태로부터 이익을 얻으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좋은 일도 해내는 신흥 권력 엘리트의 세계를 지칭하는 표현으로서, 계몽된 사업가와 자선단체, 학계, 언론, 정부, 싱크탱크의 세계에 있는 그들의 동료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진정한 비판이 외면 받고, 얄팍한 포장용 아이디어가 각광받는 현시대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면서, 엘리트들이 변화의 주체이자 문제의 해결사이지 결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세상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떠맡은 지식 소매상들의 사례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승자에게 우호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재정의하는 지식 소매상들이 그들에게 절대 도전하지 않는 대가로 넉넉한 보상을 받는 방식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미국 사회를 이끄는 지식인 중 하나가 쓴 일종의 자기반성문이기도 하다.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지음/ 정인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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