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져

[뉴스엔뷰] 청년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서울 광화문 광장 영결식에 울분을 통한 송경동 시인의 조시가 심금을 울렸다.

송 시인은 산재사고 98%가 비정규직과 외주노동자들 몫이어야 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의 장례식이 지난해 1211일 숨을 거둔지 62일 만(9)에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청년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장례위원회 주최로 9일 오전 320분경 고 김용균 노동자 유해는 아버지 김해기 씨와 어머니 김미숙 씨가 지켜본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제를 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이요상)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이요상)

발인제에는 유가족과 친지, 고인의 동료,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관계자. 장례위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간부 등이 참석해 행했고, 오전 4시경 발인제를 끝마쳤다. 곧바로 서울을 떠나 오전 7시 충남 태안화력발전소(9호기-10호기 앞)로 자리를 옮겼고, 이 자리에서 노조 간부 조사, 동료 편지글, 헌화 순으로 현장 노제를 지냈다.

운구차는 다시 서울로 상경해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로 삼성본관 건너편에서 노제를 지낸 후, 이곳에서 행진을 통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낮 12시경 영결식을 진행했다.

이날 낮 12시경 시민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광화문 광장 영결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박홍근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정의당 윤소하 의원, 이정미 의원, 심상정 의원 등 의원들도 상당수 참석해 헌화했다. 노란 옷을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도 참석해 헌화했다.

광화문 영결식에서 고인의 동료이면서 같은 이름을 가진 김용균 씨는 꿈을 위해 일하던 친구가 정말 보고 싶다온몸으로 남긴 숙제를 풀어나가겠다는 편지글을 낭독했고,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장은 돈 받게 모르는 사회가 김용균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진보연대 공동대표인 박석운 공동장례위원장은 김용균 동지여, 이제 이 세상에서의 온갖 고단함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가고서, 그리하여 위험의 외주화도 죽음의 와주화도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생명존중의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말했다.

이날 조시를 낭독한 송경동 시인은 왜 청년은 컵라면을 먹으면서 종종걸음을 해야 했는지, 청년은 21조 매뉴얼에 따르지 않고 혼자 일해야 했는지, 스물여덟 번의 작업환경 개선요구는 누가 꿀꺽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라며 랜턴 하나 지급받지 못한 어둠의 막장에서 청년이 갈탄을 주워 다니며 생산한 전기는 누구에 밝음과 재력과 풍요만을 위해 쓰여 졌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라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 씨,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 이준석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지회 지회장 등의 조사도 이어졌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모친인 김미숙 씨가 무대에 올라 마지막 영결식 발언을 이어갔다. 김씨는 차가운 냉동고에 너를 놔둬 엄마가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다언젠가 엄마 아빠가 너에게로 가게 될 때, 그때 엄마가 두 팔 벌려 너를 꼭 안아주고 위로해줄게라고 말했다.

영결식장에 양 옆으로 세워져 있던 검은 바탕에 흰색글씨의 만장에는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기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어서 오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생명, 안전사회로 나가겠습니다’, ‘김용균이라는 빛등의 내용을 적었다.

영결식을 마치고 고인의 시신은 경기 고양 덕양구 벽제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했고, 오후 6시경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하관식을 하면서 장례절차를 모두 마쳤다.

광화문 영결식 추모객들이다.
광화문 영결식 추모객들이다.

특히 이날 광화문 광장 영결식에서 무대에 오른 송경동 시인의 조시 낭독이 모든 참석자들에게 심금을 울렸다.

왜 청년은 컵라면을 먹으면서 종종걸음을 해야 했는지, 청년은 21조 매뉴얼에 따르지 않고 혼자 일해야 했는지, 스물여덟 번의 작업환경 개선요구는 누가 꿀꺽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랜턴 하나 지급받지 못한 어둠의 막장에서 청년이 갈탄을 주워 다니며 생산한 전기는 누구에 밝음과 재력과 풍요만을 위해 쓰여 졌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몇 년간 12명이 죽어간 죽음의 발전소에 지급된 480억의 무재해보상금은 누가 어떻게 챙겼는지, 왜 산재사고에 98%가 비정규 외주노동자들 몫이어야 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국가는 왜 공공부문 사영화를 밀어붙여왔는지, 문재인 대통령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은 누가 제로로 만들어 왔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왜 국가와 의회가 앞장서서 상시 지속 업무마저 비정규직화을 해야 하는지, 국가와 의회가 앞장서 원청에 사용자성이 지워져 왔는지, 왜 국가와 의회가 앞장서 하청노동자 중간착취를 용인해 왔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누가 다시 그런 현장에서 뺑이 치며 일하고 있는지, 누가 다시 그런 일터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1100만 비정규직의 피와 땀과 눈물과 한숨은 누구의 금고에 빼곡히 쌓여가고 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산업안전보건법은 왜 28년 만에야 처음으로 개정될 수 있었는지, 중대재해방지법 기업살인법은 왜 통과되지 않는지, 불법 파견 중간착취 사업자는 왜 처벌되지 않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청년의 죽음을 끝까지 지켜온 게 국가인지 시민인지, 재발방지를 위한 진상조사위 구성 발전 5개사 비정규직 2200명 정규직화 등은 누가 관철시켜왔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왜 촛불정부는 1700만이 밝혀둔 시대의 빛을 꺼뜨리려고 하는지, 왜 국회는 모든 촛불입법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왜 이 나라는 다시 재벌, 관료, 자산가, 정치인 등만이 오로지 안전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진실을 규명해야지요.

이 때 한 청년 비정규직의 죽음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빛이 되어주었는지, 왜 없는 이들에게 여전히 세상은 곳곳이 세월호고, 구의역이고 태안화력발전소인지 이 세상을 이 참상을 이 한 많은 일들을 규명해야지요. 남은 우리가 모두가 김용균이 되어 이 뿌리 깊은 살얼음을, 분노를 규명해야지요. 이것이 시작이라고 약속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시작이라고 어머니를 부둥켜 않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시작이라고 불의한 시대에 성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달리 어떤 위로의 말도 찾지 못해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수천 만 번을 되 내이며 우리시대 또 다른 빛이 되어준 당신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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