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영 작가의 '백두대간의 사계'전...175점 선봬

[뉴스엔뷰]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우리나라 땅의 근골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를 일컬어 백두대간(白頭大幹)이라고 한다. ‘백두대간의 사계를 수묵담채화로 표현한 전시가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로 68번지 동덕 아트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어 화가 백범영 작가의 백두대간의 사계는 산수화, 야생화 등 수묵담채화 175점을 선보이고 있다. 수묵담채화란 먹을 베이스로 다른 색을 조금씩 채색을 하는 기법을 말한다.

삼도봉 회고 백두능선
삼도봉 회고 백두능선

백 작가는 지리산같이 큰 규모의 산세를 멀리서 바라다보는 그림에서 시작해 자연을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의 맥을 산수화로 표현했다. 특히 품솜대, 꽃쥐손이, 단풍취, 참좁쌀풀 등 이름조차 생소한 50여 종류의 야생화들까지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는 그동안 잡지 <월간 산> ‘백두대간르포 문화역사 섹션을 통해 산행 그림을 연재했다. 잡지에 실린 연재 그림과 작년 한해 산행을 하며 그렸던 백두대간의 사계를 전시한 것이다.

백두대간의 1구간인 지리산 천왕봉·삼도봉·성상재를 시작으로, 2구간 성상재·정령치·고남산, 3구간 고남산·백운산·육십령, 4구간 육십령·덕유산·신풍령. 5구간 신풍령·삼도봉·우두령, 6구간 우두령·괘방령·추풍령, 7구간 추풍령·큰재·개머리재, 8구간 개머리재·화령·갈령. 9구간 갈령·속리산·문장대, 10구간 늘재·조항산·대야산 등의 산행을 통해 그린 산수화 1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저자가 젊은 나이 그림을 시작할 때는 산수화로 시작했다. 이후 소나무를 그렸다. 백두대간 높은 능선을 다니면서 다시 산수화를 그리며 공부를 했다. 특히 잡지 <월간 산>에서 연재를 하자고 해 더욱 관심을 갖고 그렸다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방학과 휴일을 이용해 산행을 통해 그린 그림들이다. 잠을 설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매달 7점에서 10점 정도를 그렸다.

전시작품
전시작품

23일 오후 전시장에서 만난 백범영 작가는 175점의 그림 중 가장 애정을 갖고 그린 대표적인 작품으로 삼도봉 회고 백두능선과 속리산 능선을 꼽았다.

백두대간의 도의 경계가 삼도봉 회고 백두능선 그림이다. 지리산에서 북진을 하고 오다보면 전라도와 경상도 경계를 타고 온다. 그러다가 전벌리에 오면 충정도와 경계를 맞는다. 그래서 삼도의 경계를 만나는 유일한 지점이 된다. 그래서 삼도봉이라고 한다. 과거 전쟁 때 치열했던 접전 지역이었다. 지금은 그 지점에 화합의 탑을 세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디테일하게 표현하지 않고 단순하게 표현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길로 번지지 않고 이어지는 맥이다. 속리산은 암봉이 뛰어나다. 변성암과 화강암이 발달해 높이 솟거나 깊이 패이거나 그런 바위들이 많다. 말 그대로 속세를 떠나 신선이 사는 것처럼 그런 산같이 보인다. 길게 늘어져 있는 바위의 풍경 전체를 표현했다.”

전시작품
전시작품

황정수 미술평론가는 백범영 작가의 백두대간의 사계전시에 대해 작가의 가장 큰 미덕은 중용의 아름다움에 있다, 작품들이 특별히 세련되지도 않고 지나치게 졸박하지도 않다과장도 없고 잔 기교도 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풀이나 야생화를 그릴 때도 작고 소박한 것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이러한 면은 자연에 대한 그의 인식태도에서 나온 시선이라고 평했다.

이날 전시를 관람한 임기연 액자작가는 화가의 산수화와 야생화를 보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꼈다특히 산수화에서 자연에 대한 따뜻한 감성이 서려있는 것 같이 보였다고 전했다.

소나무 화가로 불리기도 한 백범영 작가는 지난 1961년 전남 고성에서 출생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회화학과 교수이다. 지난 1993년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91<백두대간의 사계>전은 열한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91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단체전에 그림을 전시해 왔다.

백범영 작가(우)와 손혁재 교수(중)
백범영 작가(우)와 손혁재 교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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